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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3.2%·단위노동비용 1.2% — 생산성이 인건비 상승분 일부 흡수

by verywise 2026. 10. 4.

이전 글 일자리가 늘었는데 실업률은 왜 그대로일까: 미국 고용지표 읽는 법 에서는 미국 고용보고서에서 평균 시간당 임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봤다. 2026년 9월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월보다 0.1% 오른 37.81달러, 1년 전보다는 3.0% 상승했다. 같은 달 비농업고용은 2만9천 명 증가에 그쳤고 실업률은 4.2%로 올랐다. 임금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상승 속도는 이전보다 느려진 모습이다.

그런데 평균 시간당 임금만으로 기업의 인건비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회사가 부담하는 비용에는 기본급뿐 아니라 건강보험과 퇴직연금, 유급휴가 같은 복리후생도 들어가고, 같은 임금을 지급하더라도 직원 한 명이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에 따라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노동비용은 달라진다.

그래서 미국의 임금과 노동비용을 볼 때 평균 시간당 임금 → ECI → 단위노동비용 순서로 숫자를 연결하면 각각 무엇을 보여주는지 구분하기 쉽다.

 

생산 현장을 배경으로 노트북 화면에 임금, 복리후생, 생산성, 단위노동비용 그래프가 표시되고 노동비용과 생산성 보고서가 놓여 있는 이미지.
임금과 생산성이 기업의 노동비용으로 이어지는 과정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평균 시간당 임금

Average Hourly Earnings(평균 시간당 임금)은 매달 미국 고용보고서와 함께 나온다. 발표가 빠르고 직관적이어서 시장에서도 많이 보는 숫자다.

9월 민간 비농업 근로자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37.81달러였다. 전월보다 5센트, 0.1% 올랐고 1년 전보다는 3.0% 상승했다. 생산직과 비관리직 근로자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32.60달러로 전월보다 0.2% 올랐다. 

이 숫자는 매달 임금의 방향을 빠르게 확인하기에는 좋지만 구성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업종에서 일자리가 많이 줄고 고임금 업종의 고용 비중이 늘면 개별 근로자의 임금이 크게 오르지 않아도 전체 평균 임금은 올라갈 수 있다.

반대 상황도 가능하다. 저임금 일자리가 빠르게 늘면 실제로 여러 업종에서 임금이 오르고 있어도 전체 평균 상승률은 낮아질 수 있다.

월간 고용보고서에서는 이런 변화가 한꺼번에 평균에 반영된다.

ECI = 임금 + 복리후생

평균 시간당 임금은 매달 빠르게 확인할 수 있지만, 고용되는 사람의 구성이 바뀌면 전체 평균도 영향을 받는다. 이를 조금 줄여서 기업의 인건비 변화를 보기 위해 사용하는 지표가 ECI(Employment Cost Index, 고용비용지수)다.

ECI는 기업이 근로자를 고용하면서 부담하는 시간당 비용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측정한다. 임금과 급여뿐 아니라 건강보험, 퇴직연금, 유급휴가 같은 복리후생 비용도 포함한다. 여기서 ECI의 계산 방식이 평균 시간당 임금과 조금 다르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직종 인원 비중 평균 임금
고임금 전문직 20% 100
저임금 서비스직 80% 50

 

이 상태라면 전체 평균임금은 60이다. 그런데 다음 분기에 전문직 고용이 크게 늘어 전문직 비중이 40%, 서비스직이 60%가 됐다고 해보자. 두 직종의 임금은 그대로인데 전체 평균임금은 70으로 올라간다. 60에서 70으로 약 16.7% 상승했지만 누구의 임금도 실제로 오른 것은 아니다. 임금이 높은 전문직의 비중이 늘면서 전체 평균이 올라간 것이다.

ECI는 이런 영향을 줄이기 위해 산업과 직종별 고용 비중을 일정 기간 고정해놓고 각 집단의 임금과 복리후생 비용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계산한다. 위의 예라면 전문직 20%, 서비스직 80%라는 비중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전문직의 인건비가 얼마나 올랐는지, 서비스직은 얼마나 올랐는지를 각각 계산한다. 고임금 직종의 사람이 많아졌다는 이유만으로 ECI가 크게 상승하는 것을 막는 방식이다.

CPI와 비교하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쉽다. CCPI가 일정한 소비 품목을 기준으로 가격 변화를 비교하듯, ECI도 산업과 직종의 구성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한 상태에서 근로자를 고용하는 비용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BLS는 이를 fixed employment weights, 즉 고정된 고용 가중치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하지만 이 비중이 영구적으로 고정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ECI는 2021년 고용구조를 기준으로 한 고정 가중치를 사용하고 있으며, 2027년 1월 발표되는 2026년 4분기 자료부터는 2025년 고용구조를 반영한 가중치로 바뀔 예정이다.

2026년 2분기 미국 전체 민간 및 주·지방정부 근로자의 보상비용은 전분기보다 0.9%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총 보상비용은 3.4%, 임금과 급여는 3.2%, 복리후생 비용은 3.8% 올랐다.

월급이 3.2% 올랐더라도 기업이 실제로 부담하는 인건비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같은 기간 복리후생 비용이 3.8% 늘면서 전체 보상비용은 3.4% 증가했다.

2026년 2분기 미국 고용비용지수에서 총 보상비용 3.4%, 임금과 급여 3.2%, 복리후생 비용 3.8%의 전년 대비 증가율을 비교한 막대그래프.
2026년 2분기 미국 고용비용지수(ECI), 전년 대비 증가율, 월급보다 복리후생 비용이 더 빠르게 증가했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인건비 부담은 줄어든다

기업 입장에서는 직원에게 얼마를 지급했는지만큼 그 직원이 얼마나 생산했는지도 중요하다.

직원 한 명에게 시간당 100달러를 지급하면서 한 시간에 제품 10개를 만들었다고 해보자.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들어간 노동비용은 10달러다. 임금을 5% 올려 시간당 105달러를 지급하게 됐는데 생산성도 좋아져 한 시간에 10.5개를 만든다면 제품 하나당 노동비용은 여전히 약 10달러다. 임금은 올랐지만 같은 시간에 더 많이 생산했기 때문에 제품 한 개에 들어가는 인건비 부담은 거의 늘지 않은 것이고, 이 관계를 나타내는 지표가 Unit Labor Costs(단위노동비용)다.

개념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볼 수 있다.

단위노동비용 = 시간당 보상 ÷ 노동생산성

 

직원에게 지급하는 보상이 빠르게 늘면 단위노동비용은 올라가고, 생산성이 높아지면 같은 임금을 지급해도 단위노동비용 상승폭은 줄어든다.

2분기 단위노동비용 1.2% — 생산성이 비용 상승을 낮췄다

2026년 2분기 미국 비농업 기업부문의 시간당 보상은 전분기보다 연율 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노동생산성도 1.4% 상승했다.

2분기 단위노동비용은 전분기 대비 연율 1.2% 올랐다. 같은 분기를 1년 전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1.4%였다.

시간당 보상이 2.6% 늘었다고 해서 기업이 생산물 한 단위를 만드는 노동비용도 그대로 2.6% 증가한 것은 아니다. 생산성이 1.4% 높아지면서 비용 증가분 일부를 흡수했다.

2026년 2분기 미국 비농업 기업부문의 시간당 보상 2.6% 증가, 노동생산성 1.4% 상승, 단위노동비용 1.2% 상승을 비교한 막대그래프.
2026년 2분기 단위노동비용 산출 과정, 미국 비농업 기업부문, 전분기 대비 연율, 생산성 증대가 보상 증가분을 흡수했다.

 

여기서 2.6% - 1.4% = 1.2% 처럼 보이지만 실제 지수 계산은 단순 뺄셈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변화폭이 크지 않은 경우에는 보상 증가율에서 생산성 증가율을 뺀 값과 비슷하게 움직인다고 이해하면 흐름을 따라가기 쉽다.

임금 상승이 물가로 이어지는 과정

임금이 빠르게 오르면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음식점과 병원, 숙박, 운송처럼 노동비용의 비중이 큰 서비스업에서는 인건비가 가격 결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임금이 4% 올랐다고 소비자 가격도 4% 오르는 식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비용 증가분을 흡수할 수 있고, 기업이 이익률을 낮춰 일부를 부담할 수도 있다. 경쟁이 치열하거나 소비가 약하면 가격을 올리고 싶어도 올리기 어렵다.

예를 들어 임금과 복리후생 비용이 4% 올라도 생산성이 3% 높아진다면 제품 하나를 만드는 노동비용 증가폭은 훨씬 작아진다. 반대로 생산성이 거의 늘지 않는 상태에서 임금 상승이 계속되면 기업이 비용을 가격에 반영하려는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그래서 물가를 볼 때 임금 상승률 하나만 놓고 가격 압력을 계산하기는 어렵다. ECI에서 기업의 전체 보상비용을 보고, 생산성을 붙여 단위노동비용이 실제로 얼마나 늘었는지까지 확인하면 기업이 받고 있는 비용 압력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의 임금과 노동비용

미국의 임금과 노동비용은 여전히 오르고 있지만 상승 속도는 이전보다 완만해졌다.

9월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2분기 ECI 기준 전체 보상비용은 3.4%, 임금·급여는 3.2% 늘었다. 기업이 부담하는 임금과 복리후생 비용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생산성까지 반영하면 기업의 실제 노동비용 부담은 더 낮아진다. 2026년 2분기 단위노동비용은 전분기 대비 연율 1.2%, 전년 동기 대비 1.4% 올랐다. 같은 기간 시간당 보상은 2.6% 늘었지만 생산성이 1.4% 높아지면서 단위노동비용 상승률은 그보다 낮게 나타났다.

현재 수치에서는 임금이 크게 떨어지거나 기업의 인건비가 감소하고 있지는 않다. 동시에 노동비용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기업의 비용 부담을 크게 밀어 올리는 모습도 나타나지 않는다.

앞에서 이어온 흐름을 붙이면 이제 연결고리가 조금 더 길어진다.

구인 → 채용 → 고용 → 임금·보상 → 생산성 → 단위노동비용 → 기업 비용 → 물가

 

고용이 강하면 임금이 오를 수 있고, 임금 상승은 기업의 노동비용으로 이어진다. 이때 생산성이 얼마나 높아지는지에 따라 기업이 실제로 부담하는 비용은 달라진다.

다음에는 이 비용이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CPI(Consumer Price Index, 소비자물가지수)와 PCE 물가지수로 이어간다. 두 지표는 내 블로그에서도 몇 차례 다룬 적이 있지만, 지금까지 이어온 고용과 임금, 생산성의 흐름 뒤에 다시 놓고 보면 물가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조금 더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먼저 같은 미국 물가를 측정하는데도 CPI와 PCE 물가지수가 서로 다른 숫자로 나오는 이유부터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