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예측을 멈추고 30년 투자의 구조를 다시 짜는 이유
1,000만 원을 연 10%로 30년 굴리면 1억7,449만 원이 된다. 이 계산만 보면 답은 간단하다. 좋은 지수 ETF를 사서 오래 들고 있으면 된다. 문제는 그 30년 사이에 계좌가 반으로 줄어드는 때가 온다는 것이다. 그때 뭘 할지 정해두지 않으면 30년을 채우지 못한다. 이번에는 그 부분을 하나씩 정리해봤다.
복리 계산부터 다시 해봤다
SPY는 1993년 1월 22일에 상장되어 2026년 8월 말까지 연환산 10.8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배당금을 모두 재투자했다고 가정한 NAV(순자산가치, ETF가 담고 있는 자산 가치를 주식 수로 나눈 값) 기준이다. 최근 10년만 떼어놓고 보면 연 15.22%에 달한다. 어느 구간을 기준으로 잡느냐에 따라 연 수익률이 4%포인트 넘게 달라진다.
그래서 보수적으로 연 10%라 단순 가정하고 1,000만 원을 넣어봤다.

10년 뒤 2,594만 원, 20년 뒤 6,727만 원, 30년 뒤 1억 7,449만 원이 된다. 주목할 점은 구간별 차이다. 처음 10년 동안 불어난 금액은 1,594만 원에 불과하지만, 마지막 10년 동안 늘어난 금액은 1억 722만 원이다. 똑같은 10년인데 금액은 7배 가까이 차이 난다.
그렇다면 '수익률이 조금 더 높은 것'과 '기간이 조금 더 긴 것' 중 어느 쪽이 유리할까.
연 12%로 25년을 굴리면 약 1억 7,000만 원이 나온다. 연 10%로 30년을 굴린 1억 7,449만 원과 엇비슷하다. 기를 쓰고 수익률을 2%포인트 끌어올려 봤자, 5년 늦게 시작하면 제자리걸음이라는 뜻이다.
반대로 연 10% 수익률을 그대로 둔 채 투자 기간만 25년으로 줄이면 1억 835만 원이 된다. 복리를 누릴 시간 5년을 잃어버린 대가가 자그마치 6,600만 원인 셈이다.
솔직히 매년 12%의 수익을 꾸준히 내는 방법은 나도 모른다. 게다가 30년이라는 긴 시간을 온전히 버텨내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은 중간에 찾아오는 하락장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해 버리기 때문이다.
-40%까지 다 샀는데 더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1929년 이후 미국 대표 지수가 20% 넘게 빠진 적은 여러 번 있었으며, 평균 하락폭은 -35% 안팎이었다. 기준에 따라 다우존스 마켓데이터는 -33.5%로 보고, 피델리티(Fidelity)나 뱅가드(Vanguard) 같은 대형 운용사는 -35% 선으로 집계하지만, 어느 쪽이든 고점 대비 3분의 1가량이 증발한다는 사실은 같다.
대표적인 폭락장을 꼽아보면 1973~1974년(-48.2%)과 2007~2009년 금융위기(-56.8%)가 있다. 대공황 당시인 1929~1932년에는 무려 -86.2%까지 추락했는데, 이때 기준이 된 지수는 지금의 S&P 500이 아니라 그 전신인 90종목 체제의 'S&P 컴포지트'다. (500종목 구조로 바뀐 것은 1957년이며, 1929년의 고점을 다시 회복한 것은 1954년 가을의 일이다.)
같은 하락장이라도 자료마다 수치가 다르게 적힌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금융위기를 2007년 10월 고점에서 2008년 11월 저점까지만 끊으면 -51.9%지만, 2009년 3월 진바닥까지 이어서 보면 -56.8%가 된다. 어느 한쪽이 틀렸다기보다 분석 구간을 다르게 잡은 결과다.
처음 생각한 방법은 주가가 고점 대비 -10%, -20%, -30%, -40%로 하락할 때마다 현금을 분할 투입하는 것이었다. 굳이 저점을 예측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시장이 공포에 휩싸였을 때 충동적으로 판단하는 대신, 평온할 때 세워둔 원칙대로만 움직이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거 데이터를 대입해 보니 두 가지 맹점이 드러났다.
- -40%에서 현금이 고갈됐는데 주가가 더 떨어지는 경우: 2008년처럼 하락폭이 -50%를 넘어가면, 정작 가장 싼 구간에서 매수할 여윳돈이 없다.
- -10%만 조정받고 다시 반등하는 경우: -20%와 -30%를 기다리며 대기하던 현금은 계속 시장 밖에 붕 뜬 상태로 남게 된다.
전자는 드물게 발생하지만 한 번 오면 타격이 크고, 후자는 훨씬 빈번하게 마주하는 문제다.
현금을 들고 기다리는 게 정말 유리할까
마침 뱅가드(Vanguard)가 이를 정확히 계산해둔 자료가 있었다. 2023년 2월에 발표한 보고서(「Cost averaging: Invest now or temporarily hold your cash?」)인데, 목돈을 한 번에 다 넣는 방식과 한 달 간격으로 세 번에 나눠 넣는 방식(3개월 분할)을 비교했다.
결과는 '한 번에 넣는 쪽'의 우세였다. 미국 시장에서는 전체 기간의 66.4%, 글로벌 시장에서는 67.7%의 확률로 한 번에 넣은 쪽의 성과가 더 나았다. 미국은 러셀(Russell) 3000 지수로 1979~2022년, 글로벌은 MSCI World 지수로 1976~2022년 구간을 돌려본 결과다. 금액으로 환산해 보면 주식 60%·채권 40% 포트폴리오 기준, 1년 뒤 자산의 중위값은 한 번에 넣은 쪽이 10만 9,360달러, 3개월 분할 쪽이 10만 7,453달러로 약 1.8% 차이가 났다.
나눠 넣는 기간을 늘릴수록 '한 번에 넣는 쪽'의 승률은 더 올라갔다. 미국 기준으로 3개월 분할일 때 66.4%였던 승률이 6개월 분할 앞에서는 73.7%까지 벌어졌다.
이유는 단순하다. 장기적으로 주식과 채권이 현금보다 높은 수익을 낸다면, 현금으로 들고 있는 기간만큼 그 차익을 놓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시장 밖에서 기다리는 데에도 비용(기회비용)이 붙는 셈이다.
다만 이 결과를 '월급'에까지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뱅가드 역시 보고서에서 이 점을 분명히 짚고 있다. 이 연구가 다루는 것은 '이미 수중에 들어온 목돈'을 어떻게 넣을지의 문제이지, 매달 발생하는 소득에서 떼어 투자하는 경우가 아니다.
지금 수중에 있는 1억 원을 일부러 몇 달 치 현금으로 쪼개어 두는 것은 '이미 있는 돈의 투자를 일부러 미루는' 행위다. 반면 매달 월급에서 100만 원씩 넣는 것은 '돈이 새로 생길 때마다 즉시' 투자하는 것이다. 겉보기엔 둘 다 "나눠서 산다"고 부르지만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월급을 통한 투자는 시장 진입을 미루는 게 아니라, 내 지갑에 현금이 들어오는 속도를 그대로 따라갈 뿐이다.
얼마나 떨어졌는지 말고 무엇을 기준 삼을까
주식 70%, 채권·금·단기자산 30%를 목표 비중으로 잡아두면 내 계좌에 명확한 기준이 하나 생긴다.
주식이 크게 빠져서 비중이 60%로 줄어들면, 굳이 S&P 500이 고점 대비 몇 퍼센트나 내려왔는지 계산기를 두드릴 필요가 없다. 목표치보다 주식이 10%포인트 모자란다는 사실이 계좌에 이미 직관적으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이때 월급이 들어오면 모자란 주식부터 1순위로 채워 넣는다. 그래도 차이가 크면 채권이나 금, 단기자산 일부를 팔아 주식으로 옮긴다. 반대로 시장이 크게 올라 주식 비중이 80%가 되면, 이번엔 주식을 일부 덜어내어 방어자산을 채운다.
이렇게 해보니 '리밸런싱'이라는 과정 안에 '분할매수'가 이미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주가가 -20%일 때 얼마, -30%일 때 얼마를 투입하겠다고 미리 정해두는 방식보다 계산할 것도 훨씬 적고 손도 덜 갔다.
리밸런싱은 시간이 지나면서 어긋난 자산 비중을 원래 정해둔 비율로 되돌리는 작업이다. 결과적으로 많이 오른 자산을 줄이고, 덜 오른 자산을 더 사들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여기서 '많이 올랐다'는 것은 지금 그 자산이 비싸다는 가치 판단이 아니라, 단지 '내가 정한 비중을 넘어섰다'는 뜻일 뿐이다.
SPY에 QQQ를 더하면 분산이 될까
포트폴리오 비중을 정하기까지 60/40, 영구 포트폴리오(Permanent Portfolio), 올웨더(All Weather) 같은 전략도 함께 검토했다. 주식만 들고 있을 때보다 하락폭은 확실히 줄었지만, 방어자산 비중이 너무 크면 긴 상승장에서 수익률이 뒤처지는 아쉬움이 남았다. 게다가 2022년처럼 VTI(-19.52%), BND(-13.11%), TIP(-12.26%)가 동반 추락하며 주식, 채권, 물가연동채가 모두 깨지는 해도 존재했다.
꾸준한 급여소득이 있고 투자 기간이 길다면, 성장자산을 중심에 두되 '큰 하락장이 와도 시장을 떠나지 않을 만큼의' 방어자산만 두는 쪽이 내 상황에는 더 맞아 보였다. 그래서 주식 70%, 방어자산 30%를 기준점으로 잡았다.
그런데 주식 70% 안에서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겼다.
흔히 SPY와 QQQ를 섞지만, 두 지수를 같이 들고 있어도 기대만큼의 분산 효과는 생기지 않는다.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같은 거대 기업이 양쪽 모두에 무겁게 들어 있기 때문이다. QQQ가 추종하는 나스닥 100은 단순 시가총액 방식이 아니라, 상위 종목의 쏠림을 막기 위해 비중 상한을 두는 '수정 시가총액 방식'을 쓴다. 그럼에도 쏠림은 여전하다. 2026년 6월 말 기준 QQQ 상위 10개 종목이 지수의 45%를 차지했다. 상한 제한이 없었다면 63%까지 치솟았을 비중이다.
결국 SPY에 QQQ를 더하는 것은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게 아니라, 미국 대형 성장주에 대한 쏠림을 키우는 셈이 된다.
그래서 대안으로 SCHD를 다시 살펴봤다.
2011년에 상장된 SCHD는 'Dow Jones U.S. Dividend 100' 지수를 따라간다. 10년 이상 배당을 꾸준히 준 기업 중 재무 지표가 우수한 100개 종목을 골라 담는 방식이다. 같은 미국 주식이지만 배당과 가치, 퀄리티(우량주) 성격이 짙어, 성장주 중심인 QQQ와는 오르내리는 궤적이 완전히 다르다.
실제로 두 ETF가 얼마나 다르게 움직였는지 연도별로 찍어봤다.

2020년에는 QQQ가 48.6%, SCHD가 15.1%로 33%포인트 벌어졌다. 2022년에는 QQQ가 -32.6%인데 SCHD는 -3.2%에 그쳤다. 2016년과 2021년에는 SCHD가 앞섰다.
SCHD와 QQQ를 비율만 바꿔서 돌려봤다
SCHD의 실제 ETF 성과를 온전한 연도 단위로 쓸 수 있는 2012~2025년을 기준으로 잡았다. 초기 투자금 1억 원, 배당은 모두 재투자, 매년 한 번 원래 비중으로 리밸런싱했다고 가정했다.
| 비중 (SCHD : QQQ) | 연평균 수익률(CAGR) | 수익률 변동성¹ | 최대낙폭(연말 기준)² | 최종 자산 | 투자 수익 |
| 70 : 30 | 14.66% | 13.31% | -12.06% | 6.79억 | +5.79억 |
| 60 : 40 | 15.48% | 14.18% | -14.99% | 7.50억 | +6.50억 |
| 50 : 50 | 16.26% | 15.22% | -17.92% | 8.24억 | +7.24억 |
¹ 2012~2025년 각 연도 수익률이 평균에서 얼마나 넓게 퍼져 있었는지를 계산한 표준편차다. 숫자가 클수록 해마다 흔들림이 컸다. 관측치가 14개뿐이라 정밀한 위험 지표라기보다 비교용 참고치다.
² 일별 MDD(Maximum Drawdown, 최대낙폭)가 아니라 연말 잔액만으로 계산한 값이다. 연중에는 이보다 더 깊이 내려간 적이 있다.
QQQ 비중을 올릴수록 최종자산은 커졌고 흔들림과 낙폭도 같이 커졌다. 셋 중에는 60:40이 눈에 들어왔다. 가장 높은 수익률은 아니지만 QQQ의 성장성을 가져가면서 SCHD가 다른 성격의 주식으로 받쳐주는 모습이 내가 생각한 구조에 가까웠다.
다만 이 표에는 약점이 있다. 2012년부터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QQQ에 유리한 조건이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백테스트를 돌리면, QQQ가 반토막 이상 났던 '2000년 닷컴 버블'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양대 악재가 통째로 지워지기 때문이다. 당장 닷컴 버블 때만 봐도 QQQ의 연간 총수익률은 2000년 -36.12%, 2001년 -33.34%, 2002년 -37.37%였다. 이 3년을 연달아 겪으면 원금 100이 27 수준으로 주저 앉는다. 2012년 시작 표에서는 이런 무서운 이면을 확인할 길이 없다.
그렇다고 시작점을 앞으로 당길 수도 없다. SCHD 자체가 2011년 10월에 생겼기 때문에, 추종 지수의 과거 데이터를 일일이 구해 시뮬레이션하지 않는 한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그 이전 기간을 계산하기 까다롭다. 백테스트를 볼 때 시작 시점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를 여기서 다시 봤다.
QLD를 넣으니 숫자가 확 달라졌다
내친김에 QQQ 대신 2배 레버리지 상품인 QLD도 넣어봤다.
주의할 점은 QLD(ProShares Ultra QQQ)가 나스닥 100의 '장기 수익률'을 두 배로 만들어주는 ETF가 아니라는 것이다. 철저히 '하루(Daily)' 수익률의 2배만을 추종한다. 하루를 넘겨 들고 있으면 이른바 음의 복리(변동성 끌림) 현상 때문에 장기 성과가 QQQ의 두 배에서 크게 빗나가게 된다. 운용보수 또한 연 0.95%로 QQQ(0.18%)의 다섯 배가 넘는다.
앞서 QQQ를 돌려본 것과 같은 2012~2025년 구간, 같은 조건으로 계산했다.
| 비중 (SCHD : QLD) | 연평균 수익률(CAGR) | 수익률 변동성 | 최대낙폭(연말 기준) | 최종 자산 | 투자 수익 |
| 90 : 10 | 14.83% | 14.06% | -8.99% | 6.93억 | +5.93억 |
| 80 : 20 | 17.50% | 16.75% | -14.71% | 9.56억 | +8.56억 |
| 70 : 30 | 20.03% | 19.88% | -20.44% | 12.88억 | +11.88억 |
원금 1억 원이 14년 만에 12억 원을 훌쩍 넘긴다. 숫자만 보면 누구라도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QLD의 진짜 얼굴은 폭락장에서 드러난다. 2006년 6월에 상장된 QLD는 닷컴 버블은 피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는 온몸으로 맞았다. 2007년 10월 고점에서 2009년 3월 9일 진바닥까지 배당 재투자 기준 최대낙폭(MDD)이 무려 -83.13%에 달했다. 쪼그라든 계좌가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데만 764거래일, 약 3년이 꼬박 걸렸다.
연도별 성적표를 뜯어봐도 롤러코스터가 따로 없다. 2008년 -72.89%, 2022년 -60.52%로 곤두박질치다가도 2023년에는 +117.72%로 폭등한다.
결국 표에 찍힌 20.03%라는 눈부신 수익률은 2012~2025년이 나스닥에게 유례없이 유리했던 '대세 상승장'이었기에 가능했던 숫자다. 만약 2007년에 이 투자를 시작했다면, 달콤한 복리를 누리기에 앞서 '-83%의 지옥'부터 먼저 맨몸으로 통과해야 했다.
그래서 QLD는 포트폴리오의 뼈대를 이루는 중심(Core) 자산이 아니라, 수익률을 살짝 거드는 아주 작은 위성(Satellite) 자산으로만 두기로 했다.
주식 70%를 다섯 가지로 바꿔서 돌려봤다
ETF 두 개의 비율만 바꾸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같은 '주식 70%'라도 그 안을 무엇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성격이 꽤 달라지기 때문이다.
시장 전체를 그대로 사는 방식, 배당과 성장을 함께 가져가는 방식, 소형주까지 넓히는 방식, 미국 밖으로 지역을 나누는 방식, 그리고 레버리지를 아주 조금 섞는 방식 등 총 다섯 가지로 갈라봤다.
주식 70%를 어떻게 쪼갰는지만 다를 뿐, 나머지 30% 방어자산(채권, 금, 단기국채)의 틀은 동일하게 유지했다. (참고로 배당·성장형의 비중이 42%와 28%인 이유는, 주식 몫으로 떼어둔 70%를 앞서 살펴본 '6대 4' 비율로 쪼갰기 때문이다. 즉, 70%의 절반을 조금 넘는 60%가 42%가 된 식이다. 레버리지 위성형의 63%와 7% 역시 70%를 '9대 1'로 나눈 결과다.)
마찬가지로 2012~2025년 구간, 배당과 이자는 모두 재투자하고 연 1회 리밸런싱하는 조건으로 계산했다.
| 투자 방식 | 포트폴리오 (비중%) | CAGR | 수익률 변동성 | 최대낙폭(연말) | 1억 거치 | 1억 + 연 1,200만 원³ |
| 시장전체형 | VTI 70, BND 20, 금 5, 단기국채 5 | 11.17% | 11.33% | -16.52% | 4.40억 | 8.06억 |
| 배당·성장형 | SCHD 42, QQQ 28, BND 15, 금 10, 단기국채 5 | 12.19% | 10.83% | -12.73% | 5.01억 | 8.98억 |
| 사이즈 분산형 | VTI 49, 소형주 21, TIPS 15, BND 10, 단기국채 5 | 10.22% | 11.06% | -16.59% | 3.90억 | 7.19억 |
| 글로벌 분산형 | 미국 42, 선진국 17.5, 신흥국 10.5, 채권·TIPS·금·단기 30 | 9.25% | 10.94% | -15.54% | 3.45억 | 6.71억 |
| 레버리지 위성형 | SCHD 63, QLD 7, BND 15, 금 10, 단기국채 5 | 11.77% | 10.32% | -8.53%⁴ | 4.75억 | 8.50억 |
³ 월 100만 원을 넣는 상황을 연간 데이터로 근사한 것이라, 실제 계산은 매년 말에 1,200만 원을 한 번에 더하는 방식이다. 매달 나눠 넣었다면 숫자가 조금 달라진다. 14년간 총 납입원금은 2억6,800만 원이다.
⁴ QLD의 큰 연중 변동이 연말 수치에는 거의 남지 않는다. 실제 위험이 -8.53%였다는 뜻이 아니다.
이 기간에는 배당·성장형이 눈에 들어왔다. 시장전체형보다 CAGR은 높은데 연도별 흔들림은 오히려 조금 작았다.
그렇다고 SCHD 42%, QQQ 28%가 앞으로도 가장 좋은 비율이라는 뜻은 아니다. 2012년 이후가 미국 대형 성장주에 아주 유리했던 시기라는 점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소형주나 해외주식을 들고 있었던 사람은 이 기간이 답답했겠지만, 그게 앞으로도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표에서 가장 높은 숫자를 고르는 것보다, 각 방식이 무엇 덕분에 잘됐고 어떤 환경에서 약해지는지를 적어두는 편이 더 쓸모 있어 보였다.
그래서 하락장에 무엇을 하기로 했나
처음에는 하락장을 만나면 고점 대비 몇 퍼센트나 떨어졌는지부터 따지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순서가 바뀌었다.
가장 먼저 내 '목표 자산배분'에서 얼마나 어긋났는지부터 본다. 월급과 새로 생긴 여윳돈으로 모자란 자산을 1순위로 채우고, 그래도 차이가 크면 기존 자산의 일부를 팔아 비중을 맞춘다. 따로 마련해둔 추가 매수 재원이 있다면 그건 어디까지나 최후의 보조 수단으로만 쓴다.
이렇게 하면 시장이 -20%까지 갈지 -30%까지 갈지 노심초사하며 바닥을 예측할 필요가 없어진다. 하락장을 억지로 반길 이유도 없고, 공포에 질려 무조건 더 사는 것도 아니다. 그저 룰에 따라 '흐트러진 만큼만 다시 맞추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정리한 앞으로 지켜갈 5가지 투자 원칙으로 정리했다.
- 대기 자금과 투자금 분리: 생활비와 비상 자금은 철저히 분리하되, 이미 투자하기로 마음먹은 목돈까지 '폭락장 대기 자금'으로 묵혀두지는 않는다.
- 목표 자산배분 확립: 투자 기간이 길고 급여 소득이 있다면 주식(성장자산)을 중심에 두되, 하락장을 버틸 수 있게 채권·금·단기자산을 반드시 곁들인다.
- 주식 내 역할 분담: ETF를 여러 개 샀더라도, 결국 '미국 대형 성장주'에만 쏠려 있지 않은지 점검하고 포트폴리오 내 역할을 명확히 나눈다.
- 비중 중심의 룰 베이스 투자: 월급은 멈춤 없이 투자하되 모자란 자산부터 채워 넣는다. 얄팍한 시장 전망보다 '내 포트폴리오 비중'을 최우선 지표로 삼는다.
- 예측 대신 대응: 고점 대비 하락률은 참고만 할 뿐, 실제 행동은 리밸런싱 규칙에 따른다. 레버리지를 쓰더라도 전체 판을 흔들지 않을 '위성 자산' 크기로만 제한한다.
처음 계산으로 돌아가 보면, 1,000만 원이 1억 7,449만 원이 되는 데 필요한 것은 '연 10%의 수익률'과 '30년의 시간'이었다. 안타깝게도 시장의 수익률은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 하지만 30년 동안 투자를 포기하지 않고 시장에 머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은 어느 정도 내 통제권 안에 있다. 이번 백테스트틀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은 '어떤 종목을 고를까'라는 고민이 아니라, '그 장기적인 구조를 어떻게 짤 것인가' 하는 관점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다음에는 두 가지를 더 다뤄볼까 한다. 백테스트 구간을 폭락장이 있던 2000년대 초반까지 늘리면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지, 그리고 '환율'과 '세금'이라는 현실적인 조건을 넣었을 때 국내 투자자의 실제 자산은 얼마나 될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