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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7.57% 폭락, 미국보다 한국 증시가 더 크게 무너진 이유

by verywise 2026. 10. 16.

미국 CPI 3.7% 발표 이후 반도체 관련 우려와 외국인 매도가 겹치면서 한국 코스피가 5554.22까지 하락하는 과정을 표현한 도미노 이미지
미국 CPI 충격, 코스피 7.57% 급락

 

10월 15일 코스피는 7.57% 하락한 5,554.22로 마감했다. 코스닥도 7.65% 떨어졌고, 장중에는 두 시장 모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20분간 거래가 중단됐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한국 증시에서 벌어진 일이다.

전날 미국 S&P500지수의 하락률은 1.11%, 나스닥은 1.88%였다. 반면 한국은 하루 만에 7% 넘게 하락했다. 코스피의 낙폭은 미국 S&P500의 약 6.8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약 1.8배였다. 서로 구성 종목과 거래시간이 다른 지수의 단순 비교이지만 한국 시장이 얼마나 크게 흔들렸는지는 알 수 있다.

미국과 한국 주요 주가지수의 하락률을 비교한 막대그래프. S&P500 -1.11%, 나스닥 -1.88%,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4.30%, 코스피 -7.57%, 코스닥 -7.65%를 기록해 한국 증시의 충격이 훨씬 컸음을 보여준다.
미국과 한국 증시의 충격 비교 (10월 14~15일 종가 기준)

 

미국의 9월 CPI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보다 0.1%포인트 높았다. 이 수치가 미국 금리와 반도체 주식에 미친 영향은 앞서 작성한 미국 CPI 3.7%, 나스닥·S&P500 하락에 겹친 금리와 반도체 불안에서 다뤘다.

그런데 한국 증시의 하락은 CPI 발표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코스피는 10월 2일 7,003.74에서 15일 5,554.22까지 약 20.7% 하락했다. 특히 CPI가 발표되기 전인 13일에도 5.46% 급락했다. 미국 물가 발표가 하락을 촉발했지만, 한국 시장에는 그 이전부터 위험이 쌓이고 있었다. 반도체에 집중된 시가총액 구조, AI 투자 수익성과 중국 반도체 기업의 추격에 대한 우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겹치면서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

CPI 발표 전부터 진행된 코스피 하락

 

2026년 10월 2일 코스피 7003.74에서 15일 5554.22까지 약 20.7% 하락한 흐름을 나타낸 선그래프
CPI 발표 전부터 진행된 코스피 하락

 

코스피는 전일 종가보다 5.59% 낮은 5,673.01로 출발했다. 개장 직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오후에는 코스닥과 코스피에서 차례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시점 코스피와 시장 변화
오전 9시 5,673.01로 출발, -5.59%
오전 9시 7분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 발동
오후 12시 23분 코스닥 서킷브레이커 발동
오후 12시 38분 코스피 서킷브레이커 발동
장중 저점 5,450.81, -9.29%
오후 3시 30분 5,554.22, -7.57% 마감

 

사이드카는 급격한 선물가격 변동이 현물시장으로 확대되는 것을 완화하기 위해 프로그램매매의 매도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제도다.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할 때 시장 전체의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 이날은 두 장치가 모두 작동했다.

삼성전자는 9.48% 하락한 21만 원, SK하이닉스는 11.06% 떨어진 126만 2,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기 역시 15% 넘게 하락하며 반도체와 전자부품 업종 전반에서 매도 압력이 강하게 나타났다.

외국인의 매도 규모도 컸다. 한국거래소 통합 집계를 인용한 뉴스핌 등의 마감 보도에서는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가 4조 8,196억 원(개인 2조 1,451억 원·기관 2조 48억 원 순매수)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합뉴스나 로이터(Reuters) 등 KRX 정규장 단독 수치를 기준으로 한 일부 보도에서는 약 3조 6,340억 원으로 집계됐다. 거래소 합산 범위(대체거래소 포함 여부)와 집계 시점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기준으로 보더라도 하루에 수조 원의 외국인 매도 폭탄이 쏟아졌다는 사실은 동일하다. 그동안 한국 증시 상승을 주도한 대형 반도체 종목에 매도가 집중되면서 지수 전체가 크게 흔들린 것이다.

한국 증시의 하락폭을 키운 반도체 집중 구조

빅테크, 금융, 헬스케어, 소비재 네 개의 기둥이 받치고 있는 미국 증시 건물과 거대한 반도체 기둥 하나가 지탱하고 있는 한국 코스피 건물을 한글로 비교한 인포그래픽
여러 기둥이 받치는 미국 시장 vs 반도체 기둥 하나에 기댄 한국 시장

 

10월 12일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은 약 2,637조 원으로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50.06%에 달했다. 두 기업이 한국 주식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두 기업의 주가가 각각 10% 하락하고 다른 기업의 가격이 모두 그대로라면 단순 시가총액 기준으로 시장 전체의 가치는 약 5% 감소한다. 실제 코스피는 유동주식 등을 반영해 산출하므로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이 계산과 정확히 같지 않지만, 반도체 주식의 가격 변화가 한국 시장 전체를 얼마나 크게 움직일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동안 이러한 집중도는 한국 증시의 상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고 고대역폭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 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과 주가가 빠르게 상승했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이 미래 이익의 증가에서 이익의 지속 가능성으로 이동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기술 진전 소식은 메모리 반도체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AI 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기업들이 충분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도 다시 평가받고 있다.

AI 수요가 사라졌다는 근거는 아직 없다. 10월 15일 실적을 발표한 TSMC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0.9%, 순이익이 68.7% 증가했다고 밝혔다. 첨단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근거다. 다만 현재 수요가 강하다는 사실과 향후 몇 년 동안 같은 성장률과 이익률이 유지된다는 전망은 구분해야 한다. TSMC의 파운드리 사업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메모리 사업도 경쟁 구조가 다르다. 특히 일반 D램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공급 확대가 이뤄진다면 메모리 가격과 국내 업체의 이익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재 실적이 좋더라도 높은 수익성이 앞으로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면 주가 역시 영향을 받는다. 최근 한국 증시의 하락에는 이러한 기대의 조정이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인은 왜 이렇게 많은 주식을 팔았을까

외국인의 매도에는 미국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 회피와 특정 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 조정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4일 장중 5.3%대까지 상승했다. 높은 금리는 미래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평가할 때 부담이 되고, 데이터센터와 같이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사업에는 자금조달 비용도 높인다.

미국에서 14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30% 하락한 것은 이러한 우려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 시장은 미국의 반도체 충격에 더해 중국 기업과의 경쟁 우려, 높은 시가총액 집중도, 기존 투자자의 비중 축소가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 반도체 대형주는 거래가 활발해 글로벌 투자자가 단기간에 투자 비중을 조절하기 쉬운 자산이기도 하다. 위험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거래가 활발한 대형주에 매도가 먼저 집중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실제 외국인 매도 가운데 어느 정도가 글로벌 위험 회피였고 어느 정도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판단 변경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차이도 눈에 띈다. 15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6.3원 오른 1,344.6원으로 마감했다. 코스피의 급락에 비해 환율 변동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더라도 매도 자금을 즉시 달러로 환전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국내 자산에 투자하거나 원화로 보유할 수 있고, 이미 환율 위험을 헤지한 투자자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날 주식 매도 규모만으로 외국인이 한국에서 전면적으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환율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자금 이탈 위험이 없다고 볼 수도 없다. 향후 외국인 현물 매도와 함께 원화 약세가 확대되는지,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급락을 키울 수 있는 신용거래와 반대매매

외국인 매도 외에도 하락장에서 가격 변동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 있다. 신용거래와 레버리지 투자다.

10월 13일 기준 국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약 34조 2,529억 원이었다. 같은 날 미수거래 관련 반대매매 금액도 593억 5,000만 원으로 증가했다. 빌린 돈으로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주가가 떨어지면 추가 자금을 납부해야 할 수 있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보유 주식이 강제로 처분되는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주가가 이미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반대매매 물량이 추가로 나오면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 가격 하락이 다시 다른 투자자의 담보 부족을 초래하는 악순환도 가능하다. 다만 15일 오후의 추가 급락이 반대매매 때문이었다는 직접적인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반적인 미수거래와 신용거래의 반대매매는 결제일이나 추가 담보 납부 기한에 따라 집행되므로, 당일 주가 하락이 곧바로 같은 날 강제매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증권사의 약정과 위험 수준에 따라 장중 처분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이날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이어지는 동안 금융투자업자는 상당한 규모를 순매수했지만, 투신과 사모펀드 등 일부 기관에서는 매도가 계속됐다. 금융투자업자의 매수에는 ETF와 파생상품 관련 거래도 포함될 수 있어 이를 모두 장기 투자자의 저가 매수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실제 장중 흐름도 불안정했다. 코스피는 서킷브레이커 이후 한때 반등했으나 다시 하락해 오후 2시 57분경 5,450.81로 장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이후 5,554.22로 마감하면서 저점보다 103.41포인트, 약 1.9% 회복했지만 시가인 5,673.01에는 미치지 못했다. 매도 물량을 일부 받아내는 움직임은 있었지만, 한 차례 반등에 실패한 뒤 다시 저점을 낮췄다는 점에서 매도 압력이 해소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CPI 다음에는 PPI까지 높게 나왔다

한국 시장이 마감한 뒤인 10월 15일 밤에는 미국 9월 생산자물가지수(Producer Price Index, PPI)가 발표됐다. 전월 대비 1.3% 상승해 시장 예상치 0.6%를 크게 웃돌았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6.3% 상승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으며, 에너지 이외의 상품과 서비스에서도 가격 상승이 나타났다.

당연히 이 수치가 15일 한국 증시 급락의 원인이 될 수 없고, 대신 앞으로 미국 금리와 글로벌 주식시장의 방향을 판단하는 데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다. CPI에 이어 PPI까지 예상보다 높아지면서 연준이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다시 논의되고 있다. 다만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얼마나 오래 영향을 미칠지는 더 확인해야 한다. 유가가 안정된다면 물가 압력의 일부가 완화될 수 있고, 반대로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금리가 다시 오르는데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까지 낮아진다면 한국 증시에는 추가적인 조정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앞으로 2~6주, 시장의 세 가지 진행 가능성

최근 시장의 낙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단기 반등이 나올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렇다고 반등이 시작되는 시점을 장기적인 상승 추세의 회복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향후 시장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

코스피 급락 이후 급락 후 바닥 다지기, 긴축 재점화와 2차 하락, V자 반등의 세 가지 경로를 나타낸 갈림길 이미지
코스피 급락 이후 세 가지 시장 시나리오

시나리오 전개 방향 점검 사항
급락 후 안정 투매가 1~2일 더 이어진 뒤 신용·레버리지 물량이 소화되고, 코스피는 넓은 박스권에서 바닥을 다진다. 반도체 실적이 확인되면 반등을 시도한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하루 수천억 원대로 축소 · 신용잔고 감소 · SOX 지수 반등 · 10년물 5.2% 아래 안정
반등 후 추가 하락 10월 FOMC가 추가 인상하거나 매파적 메시지를 내고, 유가가 한 단계 더 오른다. AI 수익성 회의가 실적 시즌 가이던스로 확인되며 반도체 이익 추정치가 하향된다. FOMC 인상 확률 50% 이상 · 10년물 5.5% 돌파 · 유가 신고점 · 빅테크 설비투자 축소 발표 · 원·달러 급등 동반
빠른 반등 고용 둔화를 근거로 연준이 동결 + 완화적 신호를 주고, 중동 리스크가 진정되며 유가가 내려온다. 낙폭과대 반도체로 외국인이 귀환한다. 연준 위원들의 동결 시사 · 유가 급락 · 외국인 현물 순매수 전환 · 메모리 가격 지표 견조

 

현재로서는 급락 이후 높은 변동성을 동반한 안정 과정을 기본적으로 고려할 만하다. 그러나 10월 15일 밤 발표된 높은 PPI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추가 하락 시나리오의 위험을 높였다. 반대 논리도 있다. TSMC의 실적에서 확인된 강한 AI 반도체 수요가 다른 기업에서도 이어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이익 전망이 유지된다면 최근 주가 하락은 지나친 위험 회피로 평가될 수 있다.

시장을 판단하는 데 유용한 순서는 미국 장기금리의 안정 여부, 외국인 매도 규모의 변화,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이다. 미국 금리가 하락하고 외국인 매도가 줄어들면 우선 단기적인 수급 안정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기업의 이익 전망까지 유지된다면 상승 추세 회복에 대한 근거가 늘어난다. 반대로 금리가 안정되는데도 한국 반도체 주가가 계속 약세라면 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금리 부담에서 산업의 미래 이익으로 옮겨갔을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급락장에서 지금 할 일과 기다릴 조건

코스피는 10월 2일부터 15일까지 약 20.7% 하락했다. 이 정도 손실을 입은 투자자는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 약 26.1%의 상승이 필요하다. 손실이 커질수록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도 높아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내일 시장이 반등할지 추가로 하락할지 예측하는 것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식을 강제로 팔아야 하는 상황을 피하는 일이 먼저다.

급락장에서 점검할 세 가지

첫째, 빌린 돈과 레버리지 비중을 확인한다.

신용거래와 미수거래,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면 담보비율과 추가 증거금 부담을 확인해야 한다. 이미 반대매매가 증가하고 있고 주가가 더 하락하면 강제청산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담보 부족이 발생했다면 반등을 기다릴 수 있는 시간과 여유 자금부터 계산해야 한다. 추가 담보를 마련할 여력이 부족하다면 차입금을 줄이는 것이 우선일 수 있다.

QLD, TQQQ, SOXL처럼 일간 수익률의 2~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도 별도로 점검해야 한다. 차입금으로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와 구조는 다르지만, 큰 하락과 반등이 반복되는 구간에서 손실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둘째, 급락한 가격만 보고 매도하거나 매수하지 않는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될 정도로 시장이 흔들리면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와 프로그램매매, 일부 강제청산 등 수급 요인이 단기 가격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급락한 가격이 모두 기업가치와 무관한 일시적 왜곡이라고 볼 수도 없다. 앞으로의 실적 전망이 실제로 낮아지고 있다면 주가 하락에는 그에 따른 재평가도 반영된다.

보유 비중을 줄여야 하는 투자자는 자금이 필요한 시점과 손실을 견딜 수 있는 범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강제청산 위험이 없다면 시장의 변동이 진정되는 과정에서 나눠 매도할 수 있지만, 반등이 반드시 나온다는 전제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셋째, 추가 매수는 확인되는 변화에 맞춰 나눈다.

2주 만에 주가가 20% 넘게 하락했다고 해서 저렴해진 것은 아니다. 기업이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 주가의 투자 매력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을 수 있다.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투자금을 여러 번으로 나누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처음에는 감당할 수 있는 작은 금액으로 접근하고, 외국인 매도 규모의 축소와 미국 반도체지수의 안정, 기업 이익 전망의 유지가 확인될 때 추가 매수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매수 횟수 자체보다 투자할 자금의 한도와 판단을 바꿀 조건을 미리 정해두는 편이 중요하다.

투자자 유형별 대응

투자자 유형 지금 할 일 확인 사항
신용·미수·담보대출 투자자 담보비율과 상환기한 확인, 강제청산 위험 우선 축소 추가 담보 부담을 통제할 수 있는지
반도체 비중이 큰 장기 투자자 종목별 비중과 손실 허용 범위 점검 3분기 실적, 내년 메모리 가격과 이익 전망, 빅테크 설비투자 계획
현금 보유 투자자 투자 가능한 자금 한도 설정, 초기 매수 규모 제한 외국인 매도 둔화, 미국 반도체지수 안정, 기업 실적 전망 유지
분산·자산배분 투자자 목표 주식·방어자산 비중과 실제 보유 비중 비교 금리와 채권가격, 환율 및 자산 간 상관관계 변화

 

신용거래 투자자는 주가가 회복되더라도 그때까지 보유할 수 있는지가 문제다. 반면 차입금 없이 장기 투자하는 사람은 기업의 이익 전망이 얼마나 달라졌는지에 더 집중할 수 있다. 현금 보유 투자자는 매수 기회를 기다릴 수 있지만, 주가가 크게 떨어진 종목을 무조건 싸다고 판단하면 안된다. 자산배분 투자자 역시 주식 비중이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즉시 목표 비중을 복원하기보다 자신의 리밸런싱 기준과 방어자산의 역할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업종별로 달라지는 대응

시장이 급락할 때 모든 업종이 같은 이유로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 산업 내 경쟁 심화 가운데 어느 위험에 영향을 받는지 구분해야 한다. 은행과 보험은 금리 상승이 일부 수익 항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은행은 예금 조달금리와 대손비용, 보험사는 보유 채권의 평가손익과 자산·부채의 금리 민감도를 함께 봐야 한다. 금리가 오른다고 반드시 이익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필수소비재처럼 경기 변화에 비교적 덜 민감한 업종은 방어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원재료 가격과 소비 여건이 악화되면 이익률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바이오는 기업마다 특허, 임상시험, 신약 허가와 수익구조가 달라 업종 전체를 방어주로 분류하기 어렵다.

반도체는 현재 이익과 향후 수요가 확인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메모리 가격과 공급 능력, 중국 경쟁사의 생산 확대, 미국 빅테크의 설비투자 계획이 내년 실적에 미칠 영향을 구분해야 한다.

당장 이익이 부족하면서 높은 성장 기대만으로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기업이나 레버리지 상품에는 특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고금리와 높은 변동성이 동시에 이어지면 주가와 자금조달 환경이 함께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2주, 확인할 시장 지표

향후 2주 동안 모든 경제지표를 확인할 필요는 없다. 이번 급락에 직접 영향을 준 금리와 반도체 산업, 외국인 수급에 집중할 수 있다.

  • 외국인 현물·선물 수급: 대규모 현물 매도가 줄어드는지, 선물 포지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5%대 금리 부담이 확대되는지 또는 안정되는지

  •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미국 반도체 업종의 하락세가 진정되는지

  •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물가 상승 압력과 외국인 자금 이탈 위험이 확대되는지

  • 신용융자 잔고·반대매매: 기존 차입금 부담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 10월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과 향후 통화정책 방향

  • 반도체·미국 빅테크 실적: 내년 AI 설비투자와 메모리 수요 전망이 유지되는지

  • 10월 27~28일 미국 FOMC: 금리 결정과 연준의 인플레이션 평가

단기 시장의 안정 여부를 판단할 때는 외국인 매도 규모와 미국 반도체지수의 움직임이 도움이 된다. 반면 반등이 오래 이어질지를 판단하려면 기업의 향후 이익 전망과 실제 투자 계획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번 급락 이후 한국 증시가 회복하려면

15일 코스피가 미국보다 훨씬 크게 하락한 것은 물가 충격만의 영향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CPI 발표로 금리 부담이 커졌고,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한국에서는 반도체 집중도가 높았던 데다 이미 진행되고 있던 외국인 매도와 산업 전망에 대한 우려가 겹쳤다.

이번 하락은 한국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이 단기간에 사라졌다는 것이 아니다. AI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자료도 있고,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된다. 그런데 이익이 늘어나는 것과 앞으로도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시장은 높은 금리와 중국 기업의 기술 추격이 겹친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의 미래 이익을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가 줄어들면 코스피는 단기 반등할 수 있다. 그러나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실적에 달려 있다. 메모리 가격이 안정되고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계획한 AI 설비투자를 이어간다면 한국 증시의 회복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코스피는 2주 만에 20% 넘게 하락했다. 하지만 기업의 예상 이익까지 줄어들었다면 주가가 내려간 만큼 저렴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대로 이익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다면 최근 하락으로 투자 매력이 높아졌을 수 있다. 결국 같은 주가에서도 기업의 실적 전망과 투자자의 자금 여력에 따라 매수와 매도의 선택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