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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전망: 목표주가 괴리율 90%가 말해주는 것

by verywise 2026. 9. 5.

증권사들이 최근 두 달 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췄다. 그런데 노무라증권과 KB증권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두 회사 모두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를 그대로 유지하며 "메모리 다운사이클이 어쩌면 영구적으로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까지 내놨다. 같은 실적과 같은 주가를 보고도 결론이 이렇게 갈리는 건, 결국 2027년 이후를 어떤 경로로 그리느냐의 차이다.

2분기 실적은 사실 다 좋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5년 2분기 실제, 2026년 2분기 시장 전망치, 2026년 2분기 실제 매출을 비교한 막대그래프. 삼성전자는 전망치보다 높게, SK하이닉스는 전망치보다 낮게 나왔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분기 매출: 실제 vs 시장 전망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5년 2분기 실제, 2026년 2분기 시장 전망치, 2026년 2분기 실제 영업이익을 비교한 막대그래프. 삼성전자는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했고 SK하이닉스는 하회했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이익: 실제 vs 시장 전망치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171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56% 늘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1,814% 뛰었다. 영업이익률은 52%로, 이 중 99.7%가 반도체(DS) 부문에서 나왔다. 반면 스마트폰·가전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부품 원가 상승 여파로 적자 전환했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한 그림이다.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으로 영업이익률 76%를 기록했다. 다만 시장 전망치(64조원)에는 못 미쳤는데, 범용 D램 가격이 HBM 가격보다 빠르게 오르는 '가격 역전' 현상이 발목을 잡았다. 두 회사 모두 HBM 수요가 실적을 이끌었고, HBM4 양산은 2분기에 시작해 하반기 본격 확대를 앞두고 있다.

GPU와 HBM은 둘 다 인터포저 위에 나란히 배치되고, HBM 내부에서는 DRAM이 수직으로 적층된다. HBM3E는 베이스 다이와 1,024비트 데이터 통로를 사용하고, HBM4는 로직 베이스 다이와 2,048비트 데이터 통로를 사용하는 구조 비교 이미지
HBM3E와 HBM4는 무엇이 다를까?

 

HBM3E와 HBM4 모두 GPU와 HBM 스택은 인터포저 위에 나란히 배치된다. 수직으로 쌓이는 건 GPU가 아니라 HBM 내부의 D램 다이들이다. HBM3E는 8단·12단 적층이 쓰이는데, HBM4는 12단을 중심으로 16단까지 확대되는 구조다. 맨 아래 베이스 다이에는 더 강한 로직 기능이 들어가고, 데이터 통로도 1,024비트에서 2,048비트로 넓어져 GPU와 메모리 사이에서 한 번에 주고받는 데이터 양이 크게 늘어난다.

 

이 실적을 밸류에이션에 대입하면 흥미로운 숫자가 나온다. 9월 3일 기준 SK하이닉스의 트레일링 PER (현재 주가 ÷ 최근 12개월 실제 EPS)은 7.23배로, 동일 업종 평균(8.36배)보다도 낮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회사가 업종 평균보다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2026년 5월 말부터 8월 25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괴리율 변화를 나타낸 선그래프. 두 종목 모두 시간이 지날수록 괴리율이 커져 8월 말에는 90%대까지 벌어졌고, SK하이닉스의 상승 폭이 더 가팔랐다.
목표주가 괴리율 추이 (2026년)

그런데 주가는 두 달 새 40% 가까이 빠졌다

6월 중순부터 AI 관련 종목 전반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두 회사 주가도 함께 흔들렸다. 8월 초 한 달 동안 삼성전자는 약 40%, SK하이닉스는 약 38%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목표주가도 줄줄이 낮아졌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를 43만원에서 39만원으로, 다시 39만원에서 35만원으로 두 차례 내렸다. SK하이닉스 목표가는 신한투자증권이 420만원에서 270만원으로, NH투자증권이 410만원에서 340만원으로, 삼성증권이 3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각각 낮췄다.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사이의 괴리율을 보면 이 흐름이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 5월 말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괴리율은 25.0%, SK하이닉스는 5.9%에 불과했다. 8월 25일에는 각각 91.4%, 97.7%까지 벌어졌다.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가가 실제 주가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높다는 뜻이다. 다만 목표가 하향과 주가 하락이 동시에 일어난 결과라, 이 숫자만으로 "여전히 두 배 오를 수 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증권사의 약세 전망(BNK)과 강세 전망(노무라)을 각각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재 주가 대비 상승여력을 비교한 막대그래프. SK하이닉스는 약세 전망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마이너스(-8.1%) 상승여력이 나온다.
목표주가 기준 상승여력: 약세 vs 강세 전망

노무라와 키움이 정반대로 보는 지점

키움증권을 비롯한 하향 조정파의 논리는 공급이다. 이들은 2026년을 실적 고점으로 보고, 2027~2028년에는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을 낮췄다. 근거는 대규모 증설이다. 삼성전자는 평택 4공장과 기존 공장 증설로 올해 D램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27%, SK하이닉스는 M15X 공장 증설로 22% 늘어날 전망인데, 이 물량이 2027년 범용 D램 가격을 33~35% 끌어내릴 거라는 계산이다. 다만 같은 보고서는 HBM 가격은 2027년에도 81% 오르고 SK하이닉스 HBM 영업이익은 138% 늘어날 거라고 전망한다. 하락을 보는 쪽도 HBM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노무라와 KB의 논리는 다르다. 노무라는 현재 메모리 생산 능력이 향후 4년 안에 두 배, 6년 안에 세 배로 늘어야 폭발하는 AI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고 본다. 중국 업체의 공격적인 증설도 전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해서,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장기공급계약(LTA)이라는 변수가 있다. 빅테크 고객사들이 현재 가격보다 최대 20% 높은 상한선을 감수하면서까지 5년 단위 계약을 맺고 있고, 이 과정에서 20~30%의 선급금과 위약금 조항이 붙는다. 노무라는 이게 메모리 공급사들에게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실적 가시성을 준다고 평가한다. KB증권은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확대를 근거로 든다. 최근 3개년 주주환원 잔여 재원을 110조원으로 가정하면 3분기 30조원, 4분기 40조원의 현금 배당과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 둘과는 결이 다른 시각도 있다. 개별 종목이 아니라 시장 전체를 보는 관점이다. 골드만삭스의 피터 오펜하이머 연구원은 S&P500이 올해 이미 12% 올랐다는 점을 들어, 향후 12개월 수익률은 대부분 한 자릿수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국채 금리 상승과 국제유가 급등이 성장주·경기민감주 전반을 압박할 수 있다는 논리인데, 이 틀 안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예외가 아니다. 환율 하락(원화 강세)에 따른 수익성 부담과 반도체 고점론이 겹치면 하반기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

지금 주가는 싼 걸까 비싼 걸까

9월 3일 기준 삼성전자는 25만원, SK하이닉스는 161만~162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노무라는 두 회사 목표주가를 각각 67만원, 470만원으로 유지했고,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가를 60만원으로 유지했다. 반대편에서는 BNK투자증권이 SK하이닉스 목표가를 148만원까지 낮췄는데, 이는 현재 주가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노무라 목표가를 기준으로 하면 삼성전자는 168%, SK하이닉스는 192%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 반대로 BNK 목표가를 기준으로 하면 SK하이닉스는 이미 고점을 지났거나 소폭 조정이 남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노무라가 제시한 내년 예상 PER 3배도 짚어볼 값이다. 이는 내년 이익 전망치를 지금 주가에 대입했을 때 나오는 배수이며, 그 이익 전망치 자체가 맞아야 이 배수도 유효하다.

목표주가 기준 상승여력: 약세 vs 강세 전망

 

이 정도로 목표주가가 벌어진다는 건 애널리스트들이 서로 다른 숫자를 보고 있다기보다, 같은 숫자를 다른 방식으로 이어 붙이고 있다는 뜻에 가깝다. 하향파는 "생산능력이 늘어난다 → 범용 D램 가격이 떨어진다 → 이익이 꺾인다"는 경로를 본다. 노무라·KB는 "LTA가 확산된다 → 가격 변동성이 줄어든다 →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된다"는 경로를 본다. 두 경로 모두 지금까지 나온 사실과 모순되지 않는다. 어느 경로가 2027년 이후 실제로 관철되느냐가 남은 문제다.

이 논쟁의 향방은 몇 가지 조건에 달려 있다. LTA 체결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HBM4 출하가 3분기에 실제로 전분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나는지(삼성전자가 밝힌 목표치), 원화 강세가 3분기 영업이익을 얼마나 낮추는지(노무라는 원화 10% 강세 시 영업이익 12% 감소로 추정한다)가 대표적이다. 이 세 가지는 10월 말 두 회사의 3분기 실적발표에서 먼저 숫자로 확인된다. 그때 나올 HBM4 출하량과 환율 영향이, 지금 벌어진 목표주가 90%포인트 차이 중 어느 쪽이 맞았는지를 가장 먼저 알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