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말 미국 주식에 100을 넣었다고 해보자. 그해 12월 말에는 86.5로 줄었다. 그런데 이듬해 6월 말에는 102.5로 살짝 상승해 있었다. 같은 투자라도 계좌를 언제 열어보느냐에 따라 '큰 손실'과 '수익을 낸 9개월'로 전혀 다르게 복기할 수 있다. 이 숫자는 S&P500에 배당을 재투자했다고 가정한 분기별 총수익률을 이어 붙인 결과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켄 피셔의 '중간선거의 기적'이 다시 회자되고 있는데, 피셔 인베스트먼트는 중간선거가 있는 해 10월부터 다음 해 6월까지 미국 주식이 과거 91.7%의 경우 상승했다고 설명한다. 2018년도 마지막 날만 보면 이 '상승'에 들어간다. 올해 10월에 사서 내년 6월까지 버티면 정말 되는 것일까.
9개월을 같은 출발점에서 비교해 보면
피셔가 정한 관찰 기간은 선거 당일부터가 아니다. 중간선거 해 9월 말 종가를 출발점으로 4분기, 이듬해 1분기, 2분기의 수익률을 연결한 기간이다. 올해에 적용하면 2026년 10월부터 2027년 6월까지이고, 11월 3일로 예정된 선거는 그 사이에 있다.

2010·2014·2018년은 피셔 인베스트먼트의 2022년 3분기 분기별 표를 사용했고 2022년의 +25.7%는 피셔의 2023년 2분기 후속 보고서에 직접 제시된다. 2022년 라인의 분기 말 좌표는 S&P 다우존스지수의 2022년 4분기, 2023년 1분기·2분기 총수익률로 계산했다. 분기 말 네 시점만 연결하였기에 분기 안의 일별 등락과 최대 하락폭은 나타나지 않고 있음을 참고해서 봐야 한다.
링크 자료를 보면 알겠지만 2018년의 +2.5%는 피셔의 표에 직접 적힌 수치가 아니다. 표의 2018년 4분기 -13.5%, 다음 해 1분기 +13.6%, 2분기 +4.3%를 이어 계산했다. 9월 말 100으로 시작하면 12월 말 86.5, 다음 해 3월 말 98.26, 6월 말 102.49가 된다. 따라서 9개월 수익률은 약 +2.5%다. 분기 수익률을 단순히 더한 +4.4%와 다른 까닭은 매 분기 수익률이 앞 분기 말의 금액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2010년은 약 17.5%, 2014년은 약 6.3%, 가장 최근인 2022년은 약 25.7% 상승했다. 네 번 모두 플러스였지만 투자자가 견뎌야 했던 경로와 최종 수익은 제각각이다. 그래프의 ’2018년 4분기 -13.5%’는 9월 말에서 12월 말까지의 수익률이지, 그 분기 안에서 기록한 최대 손실이 아니다.
피셔의 2022년 3분기 표에는 2022년 4분기 이후가 비어 있지만 피셔가 이듬해 발표한 2023년 2분기 후속 보고서는 같은 9개월의 총수익률을 +25.7%로 직접 제시한다. 그림에서 각 분기 말의 위치를 표시할 때는 S&P 다우존스지수의 2022년 4분기 +7.56%, 2023년 1분기 +7.50%, 2분기 +8.74%를 썼다. 세 값으로 계산해도 약 +25.7%가 나온다.
2022년 S&P 500 총수익률은 연간 -18.11%였지만, 9월 말에서 다음 해 6월 말까지는 반대로 크게 상승하였다. 연초에 산 사람과 10월 무렵에 산 사람의 수익이 달랐다는 뜻이고, 2022년에는 11월 8일 선거가 열리기 전인 10월 한 달에만 S&P 500 총수익률이 +8.1%였다. 피셔가 말한 9개월 성과에는 그 상승도 들어 있으므로, +25.7%를 ‘선거 다음 날 사서 얻은 수익률’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92%가 말해주는 것과 말해주지 않는 것
피셔 인베스트먼트의 2022년 자료는 1926년부터 2018년까지 24차례의 중간선거를 모았다. 그중 22번은 이 9개월 수익률이 플러스였고 평균은 19.6%였다. 반대로 1930년은 분기 수익률을 곱하면 약 -17.0%, 1938년은 약 -8.4%로 나온다. 2022년의 플러스 사례까지 더해 최근 다시 집계한 자료(2026년 9월 24일 벤징가 보도 기준)에 따르면 25번 중 23번, 즉 92%가 플러스였고 평균 수익률은 19.8%로 올라간다. 표본이 하나 늘었다고 올해의 승률 예측 정확도가 올라간다 볼 수는 없다.
여기서 짚어야 할 점이 두 가지 있다. 첫째, 91.7%는 특정 과거 구간에서 상승 횟수의 비율이지, 2026년 10월에 사면 91.7% 확률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개인 투자자의 확률표가 아니다. 둘째, 장기간 우상향해 온 미국 주식에서 유리한 구간을 골라 관찰한 결과와, 선거가 주가를 밀어올렸다는 인과관계는 다른 이야기다. 경기 침체와 회복, 물가와 금리, 기업 이익도 같은 9개월을 함께 지나간다.
이 분석이 의미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피셔의 가설은 선거가 끝나면 의회의 힘이 나뉘어 큰 정책 변화가 어려워지고, 기업이 미래의 규칙을 예상하기 쉬워진다는 데 있다. 주식시장은 선거일을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움직이지 않으니 분석 기간도 선거 전인 10월에 시작한다. 다만 의회가 실제로 나뉠지, 투자자들이 그 가능성을 이미 가격에 반영했는지는 그때그때 다르게 판단할 수 밖에 없다.
대통령 임기에 따른 4년 주기를 피셔가 2006년에 처음 만들었다는 설명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선거 연도와 주가의 관계는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투자 자료에서 다뤄졌다. 피셔의 특징은 그중에서도 중간선거 해 4분기부터 이듬해 2분기까지, 그리고 의회 교착에 무게를 둔 해석에 있다.
올해 중간선거를 보는 다양한 의견
켄 피셔는 7월 중간 전망에서 선거 이후 의회 교착이 주식에 우호적일 수 있다고 봤다. 그런데 상반기 시장이 예상보다 강했고 의회도 이미 교착 상태여서, 보통 선거 뒤에 반영될 기대가 이미 더 일찍 주가에 담겼을 가능성을 그 스스로도 인정했다. 피셔는 9월 영상에서 물가와 중동 분쟁처럼 널리 알려진 악재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봤고 오히려 앞으로 경기침체가 찾아왔을 때 예상하지 못한 경제의 약점이 드러나는 상황을 경계했다. 다만 경기침체가 곧 시작된다고 전망한 것은 아니다. 역사적 통계가 올해도 그대로 반복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움이 느껴진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정책 전략가 모니카 게라는 9월 23일 생활비 부담이 이번 선거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의회가 나뉘면 큰 법안의 통과는 어려워질 수 있지만, 기술과 에너지 기업에 가해지는 정치적 압력은 오히려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전체 시장으로 보면 선거 구호보다 경기, 기업 실적, 인공지능 투자가 더 큰 동력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JP모건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와 가브리엘라 산토스는 6월 전망에서 AI 투자와 고소득층 소비가 성장을 지탱하는 반면 소비와 주택의 일부 영역은 약하다고 봤다. 선거 전 추가 재정 부양은 단기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선거로 의회 구성이 바뀌면 2027년의 추가 부양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조건부 전망을 내놨다. 기업을 흔드는 새 규칙이 줄어드는 건 반가운 일이어도, 경기를 돕는 새 지출까지 함께 줄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찰스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는 9월 25일 S&P500이 높은 수준에 있어도 상승이 몇몇 대형 기술주에 집중돼 있고 많은 종목은 오히려 약하다고 지적했다. 물가 때문에 장기채 금리가 오른다면 높은 주가를 정당화할 방어 논리도 어려워진다. S&P 500 지수가 오른다고 지수에 포함된 종목이 모두 오르는 것은 아니다. 일부 대형 기술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면, S&P 500 ETF에 그 기술주를 따로 더 보유한 투자자는 같은 종목에 투자금이 쏠릴 수 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은 9월 21일 러셀3000 종목의 40% 이상이 6월 이후 한때 20% 넘게 하락했지만, 기업 이익 증가와 주가 흐름은 여전히 강세장을 지지한다고 해석했다. 지수는 버티고 개별 종목은 조정받는 일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역시 추가 조정의 가능성은 열어두면서, 낙관의 조건은 이익 증가가 계속 유지되는지에 달려 있다고 봤다.
다섯 사람의 공개된 견해를 나란히 놓고 보면, 선거 뒤 주가를 움직일 조건이 조금씩 다르다. 의회 교착은 큰 정책 변화에 대한 불안을 줄일 수 있지만(피셔·게라), 추가 재정 지원이 어려워지면 성장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켈리). 높은 금리와 일부 종목에 집중된 상승세는 부담이지만(손더스), 기업 이익이 계속 늘면 강세장은 이어질 수 있다(윌슨). 같은 선거 결과라도 금리와 실적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시장의 반응은 달라질 것이다.
11월 3일 전에 무엇을 확인할까
올해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4%, 전년보다 3.4% 올랐다. 연준은 9월 16일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25%포인트 올려 3.75~4.00%로 정했다. 물가가 다시 강해지는 구간이라면 의회 교착이 주는 편안함만으로 성장주의 금리 부담을 외면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선거 뒤 의회가 나뉘어 큰 법안이 줄어들더라도, 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밀어올리면 연준은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을 검토할 수 있고, 미래 이익에 높은 값을 매겨 온 성장주에는 이런 금리 부담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반대로 물가 압력이 가라앉고 기업의 이익 전망이 유지되면 정치적 불확실성의 완화가 주가에 힘을 보탤 수 있다.
과거 9개월의 성과가 좋았다는 이유만으로 올해 10월에 매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이미 S&P 500 ETF를 보유하고 있다면, 새로 투자할 돈을 언제 쓸지와 어느 정도 손실을 견딜 수 있을지에 맞춰 추가 매수 규모를 정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나스닥100 ETF와 대형 기술주, QLD·TQQQ 같은 레버리지 ETF를 함께 들고 있다면 같은 종목, 같은 방향에 얼마나 겹쳐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레버리지 ETF는 하루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기 때문에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기간의 장기 성과는 지수를 단순히 곱한 값과 달라진다. 원화로 투자한다면 환율 변동도 별도의 수익과 손실로 쌓인다.
가장 가까운 확인 지점은 9월 30일 발표 예정인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다. 그리고 10월 물가와 3분기 기업 실적을 보면 물가 변동 추이와 이익 전망이 유지되는지, 지수 상승에 참여하는 종목이 넓어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6월 말의 102.5 를 다시 보자. 이 수익만 기억하면 그해 2018년 12월 말의 86.5를 잊게 된다. 반대로 12월의 급락만 보고 떠난 사람은 다음 6개월의 회복을 보지 못한다. 올해도 9개월 뒤 수익률을 알기 전에 9월 30일 물가 발표와 3분기 실적 발표를 먼저 맞는다. 그 숫자들이 금리와 이익 전망을 바꾸면, 같은 중간선거 통계 아래에서도 주가는 전혀 다른 길을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