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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케일 파워(SMR) 주가 86% 하락, 원인은 ENTRA1 계약서?

by verywise 2026. 10. 3.

1년 전 뉴스케일 파워는 주당 57.42달러(약 7만 7,600원)였다. 2026년 10월 2일 종가는 7.79달러, 약 1만 500원이다. 그사이 회사가 미국에서 유일하게 설계 승인을 받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고, 루마니아 프로젝트는 오히려 최종투자결정까지 통과했다. 그런데도 주가는 86% 빠졌다.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본 봐를 정리해 본다.

아래 원화 환산은 모두 1달러 = 1,350.67원(2026년 10월 2일 종가) 기준이다.

뉴스케일 파워 간판이 있는 건물 앞 야외에 설치된 대형 원자로 구조물과 작업자.
뉴스케일 파워, 소형모듈원자로

SMR이 무엇이고, 뉴스케일이 어디까지 왔나

원자력발전소는 보통 한 기에 1,000메가와트(MW)를 넘는다. 부지도 크고 건설 기간도 길다.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SMR)는 이걸 작게 쪼갠 것이다. 발전용량을 수십에서 수백 MW로 줄이고, 공장에서 부품을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한다. 건설 기간과 초기 투자비를 줄이고 전력이 필요한 곳 가까이에 지을 수 있다는 것이 설계 목표인데, 실제로 그렇게 되는지는 아직 상업 운전 사례로 확인된 바가 없다.

인허가에서는 뉴스케일이 가장 앞서 있다. 50MWe 모듈을 담은 US600 설계인증 규칙이 2023년 2월 21일 발효됐고, 출력을 77MWe로 높인 US460 설계는 2025년 5월 29일 표준설계승인을 받았다. 둘 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설계의 안전성을 확인해 준 것이고, 승인된 설계를 인허가 신청에 쓸 수 있다는 뜻이다. 발전소를 실제로 지으려면 부지마다 건설허가와 운전허가를 따로 받아야 한다.

이 모듈 6기를 묶은 것이 VOYGR-6이고 총 출력은 462MWe다. 대형 원전 한 기의 절반이 채 안 되는 규모다.

인허가에서 앞섰다고 상업화에서도 앞선 것은 아니다. 2023년 11월 유타주 지자체 전력연합(UAMPS)이 추진하던 첫 상업 프로젝트가 종료됐다. 부지는 아이다호였고, 공식 발표가 든 직접적인 사유는 전기를 사겠다는 참여자를 충분히 모으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이후 지금까지 미국에서 착공한 뉴스케일 발전소는 없다.

매출보다 먼저 커진 비용

뉴스케일 파워의 2024년, 2025년, 2026년 6월 말로 끝나는 최근 12개월 매출과 순손실을 비교한 막대그래프. 매출은 2025년 3,148만 달러(약 425억원)에서 최근 12개월 1,069만 달러(약 144억원)로 줄었고, 연결 순손실은 2024년 3억 4,839만 달러에서 최근 12개월 6억 9,321만 달러(약 9,363억원)로 커졌다. 상장 주주 귀속 순손실은 같은 기간 1억 3,662만 달러에서 4억 1,570만 달러(약 5,615억원)로 늘었다.
뉴스케일 파워 매출과 순손실 (단위: 백만 달러)

 

매출은 2024년 3,705만 달러(약 500억원)가 정점이었다. 2025년에는 3,148만 달러(약 425억원)로 줄었는데, 회사의 설명은 루마니아 RoPower와의 기술 라이선스 매출 감소때문 이라는 것이다. 2026년 2분기 매출은 7만 5,000달러, 원화로 1억 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 805만 달러(약 109억원)에서 사실상 사라졌다.

손실 쪽은 반대 방향으로 커졌다. 2025년 판매관리비가 6억 982만 달러(약 8,240억원)로 전년 7,590만 달러(약 1,025억원)의 8배가 됐다. 이 증가분의 대부분이 ENTRA1에 주기로 한 기여금이다. 다만 비용으로 잡힌 시점과 현금이 나간 시점은 다르다. 비용은 2025년에 인식됐고 지급은 2025년과 2026년에 걸쳤다.

순손실을 확인하는데 자료마다 숫자가 달랐으며 이는 회사 구조 때문이었다. 주식시장 상장된의 정식 이름은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 Corporation)다. 원자로를 설계하고 만드는 일은 그 아래 있는 같은 이름의 유한회사(NuScale Power, LLC)가 한다. 이름이 거의 같지만 앞쪽이 상장 지주회사, 뒤쪽이 사업회사다. ENTRA1과 마일스톤 계약을 맺은 것도 사업회사 쪽이다. 지주회사가 이 사업회사 지분을 전부 가진 것은 아니고, 일부는 투자자들이 사업회사 지분을 직접 들고 있다. 이들 몫이 비지배지분으로 따로 구분된다.

2025년 연결 기준 순손실은 6억 6,446만 달러(약 8,974억원)였고, 이 가운데 3억 867만 달러(약 4,169억원)가 비지배지분 몫이고, 상장 주식을 들고 있는 주주에게 돌아오는 건 3억 5,579만 달러(약 4,805억원)다. 주당손실 2.17달러(약 2,930원)도 뒤쪽 숫자로 계산한 것이다. 자료에 따라 8,974억원이 나오기도 하고 4,805억원이 나오기도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손실이 나뉜 비율을 그대로 지분율로 읽으면 안 된다. 연중에 사업회사 지분을 상장 주식으로 바꾸는 교환이 일어나고 신주도 발행되기 때문에 귀속 비율이 계속 움직인다. 실제로 연결 순손실에서 상장 주주에게 돌아간 몫은 2024년 39%였다가 2025년 54%가 됐다. 이 글에서는 따로 밝히지 않는 한 상장 주주 귀속 기준을 쓴다.

돈이 거꾸로 흐르는 파트너십

2025년 8월 27일 NuScale Power, LLC와 ENTRA1 Energy는 파트너십 마일스톤 계약(Partnership Milestones Agreement·PMA)을 체결했다. 뉴스케일은 주요 SMR 기술 공급자로 명시됐지만, ENTRA1은 공급업체 선택과 구매에 관한 재량을 유지한다. 협력 구조에서 ENTRA1은 발전사업 개발·자금 조달·전력 판매를 추진하고, 뉴스케일은 원자로 기술과 모듈 공급을 맡는다.

전력구매계약(Power Purchase Agreement·PPA)은 발전사업자와 전력 구매자가 기간, 물량, 가격 등을 정하는 계약이다. 미래 매출을 예측할 수 있게 해 발전소 자금 조달을 뒷받침한다. 다만 사업자의 자기자본이나 개발자금까지 모두 PPA 체결 이후에만 투입되는 것은 아니며, 뉴스케일의 모듈 구매계약과도 별개의 계약이다.

PMA에서는 ENTRA1이 사업을 진전시키는 단계에 따라 뉴스케일이 ENTRA1에 돈을 낸다. 15%는 비구속 협약, 35%는 PPA 등 구속력 있는 사업 문서, 나머지 50%는 뉴스케일과의 모듈 구매·배치에 관한 구속력 있는 계약 등을 조건으로 한다. 회사는 모듈당 기여금 범위가 3,500만 달러(약 473억원)~5,500만 달러(약 743억원)이며, 기존부터 자사 가격 구조에 포함해 왔다고 공시했다.

1단계를 처음 채운 건 2025년 9월 2일 발표된 테네시강유역개발청(TVA)과 ENTRA1의 협력 합의다. TVA는 미국 연방정부 소유의 전력 공기업으로, 테네시주를 비롯한 미국 남동부 7개 주에서 1,000만 명 넘는 사람에게 전기를 공급한다. 미국에서 가장 큰 공공 전력회사이고, 세금 지원 없이 전기 판매 수입으로 운영된다. 합의 내용은 ENTRA1이 TVA 공급 지역에 뉴스케일 원자로를 쓰는 발전소 6곳, 최대 6기가와트를 짓고 소유하면서 그 전기를 TVA에 판다는 구상이다. 다만 전기를 얼마에 얼마나 살지 정하는 전력구매계약은 아직 맺지 않았다. 뉴스케일 최고경영자는 실적 발표 통화에서 이 합의가 발표된 날 1단계가 충족됐다고 말했고, 이 구상에 들어가는 모듈 약 72기가 1단계 대상이 됐다.  2025년 3분기 공시에 처음 잡힌 비용은 4억 9,501만 8,000달러(약 6,686억원)다. 이를 15%로 나누면 72기 전체 기여금의 2025년 가격 기준은 33억 12만 달러(약 4조 4,574억원), 모듈당 4,583만 5,000달러(약 619억원)로 계산된다. 첫 단계 금액의 절반은 2025년에 내고, 나머지는 2026년에 5% 인상된 금액으로 냈다. 실제 지급액 6,853억원에는 이 인상분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2025년 가격 기준의 전체 기여금을 계산하려면, 인상 전 첫 단계 금액을 15%로 나눠야 한다.

다음 표는 같은 72기가 모두 후속 단계에 도달한다고 가정한 계산이다. 회사가 후속 단계의 확정 총액을 공시한 표는 아니며, 현재 한꺼번에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을 뜻하지 않는다.

단계 지불 시기 비중 72기·2025년 가격 기준 72기·2026년 최소 인상률 적용
1단계 적격 제3자와 비구속 사업 문서 체결 15% 4억 9,501.8만 달러(약 6,686억원) 실제 누적 지급액은 5억 739.3만 달러(약 6,853억원)
2단계 PPA·전력 인수계약 등 구속력 있는 사업 문서 체결 35% 11억 5,504.2만 달러(약 1조 5,601억원) 12억 1,279.4만 달러(약 1조 6,381억원)
3단계 뉴스케일과 OEM 계약 또는 모듈 구매·배치 관련 구속력 있는 문서 체결 50% 16억 5,006만 달러(약 2조 2,287억원) 17억 3,256.3만 달러(약 2조 3,401억원)
2·3단계 합계 후속 조건 충족 가정 85% 28억 510.2만 달러(약 3조 7,888억원) 29억 4,535.7만 달러(약 3조 9,782억원)

후속 단계 금액은 직접 계산한 값이다. 2026년 열은 연 5%만 적용한 가격 비교이며 실제 지급 일정의 예측이 아니다. CPI 상승률이나 별도 가격 조정에 따라 더 커질 수 있다.

 

계약에는 2026년부터 매년 1월 1일 기여금을 5%와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중 큰 폭으로 올리는 조항이 있다. 실제 첫 단계 지급은 2025년 합계 2억 4,750만 9,000달러(약 3,343억원)와 2026년 1월 2억 5,988만 4,000달러(약 3,510억원)로 이뤄졌다. 2025년 지급액도 계약상 30%와 20%로 나뉘므로, 연도별 합계를 두 차례의 지급으로 표현하면 지급 횟수와 혼동된다. 2026년 6월 말에는 2·3단계에 관한 미지급 PMA 부채가 인식돼 있지 않았다.

앞의 두 단계는 뉴스케일에 모듈 주문이 들어오지 않아도 발동할 수 있다. 다만 한 번에 미완료 상태로 둘 수 있는 물량은 1단계 72기, 2단계 48기이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그 자리를 새 물량에 사용할 수 있다. 2단계에는 2027년 이전 청구 제한과 일부 물량의 지급 유예도 있고, 구체적인 날짜·수량은 가려져 있다. 따라서 ‘주문 없이도 72기 전체의 절반을 바로 지급한다’고 계산하는 것은 이 제한을 빠뜨린 설명이다.

주문에 앞서 추가로 부담할 수 있는 금액의 규모는 여전히 크다. 2단계 48기를 2026년 최소 인상률로 계산하면 약 8억 853만 달러(약 1조 921억원)이다. 이것도 실제로 지급 조건과 청구 조건을 충족한다는 가정이며, 당장 확정된 청구액은 아니다. 지급이 뒤로 밀리면 연간 인상 조항의 영향도 더해진다.

지급액은 원칙적으로 환불되지 않고, 청구액에서 다른 채권을 상계하는 것도 제한된다. 일반 지급기한은 청구 후 60일이지만, 최초 72기와 후속 물량에는 별도 일정이 있으며 최초 72기를 넘는 새 1단계 물량의 기한은 180일이다. 연체이자는 연 10%에 월 복리가 적용된다. 계약은 2045년 말까지이고, 만료 12개월 전 통지가 없으면 20년씩 자동 연장된다.

뉴스케일의 구제수단도 계약에 있다. 계약 위반에 대한 법률상 구제수단을 보존하는 조항이 있으므로 ‘상대방이 의무를 어겨도 구제수단이 없다’는 설명은 맞지 않는다. 다만 ENTRA1의 일반적인 배상책임은 5,000만 달러(약 675억원)와 최초 청구 사유 발생 시점까지 지급받은 금액의 1% 중 작은 금액으로 제한된다. 중과실·사기·고의적 위법행위에 대한 최종 확정판결에는 예외가 있다.

공시본에는 모듈의 총액 기준 판매가격 상한이 가려져 있고, 최종 판매계약의 대금 수령 조건도 확인되지 않는다. 공개된 계약에서 최소 구매 물량 보장은 확인되지 않는다. 주문 전 지급의 위험은 분명하지만, 회사가 기여금을 판매가격 구조에 포함해 왔다는 설명까지 고려하면 ‘모듈을 팔더라도 전혀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이 관계를 UAMPS 사업 취소 이후에 급히 만든 영업 통로로만 읽는 데도 시간 순서가 맞지 않는다. 뉴스케일과 ENTRA1의 전략적 제휴는 2022년에 발표됐다. 나는 이 계약을 발전사업 개발을 파트너에게 맡기고 그 비용 일부를 기술 공급자가 먼저 부담하는 구조로 읽었다. 그 대가가 실제 모듈 매출과 이익으로 돌아오는지는 후속 계약에서 확인해야 한다.

개발비 부담은 PMA 밖에도 있다. 2026년 2분기 공시에는 ENTRA1과의 별도 판매·마케팅 계약에 연간 3,480만 달러(약 470억원)의 약정이 기재돼 있다. 마일스톤 기여금만으로 이 파트너십의 전체 비용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 부담을 둘러싼 소송도 생겼다. 2026년 2월 18일 오리건주 연방지방법원에 제기된 Truedson v. NuScale Power Corporation 사건은 ENTRA1의 원전 개발 경험·자격·능력에 관한 설명과 중요 사실의 공시가 적절했는지를 다툰다. 7월 10일 수정 소장에서는 ENTRA1과 관련 인물 등이 피고에 추가됐고, 플루어의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한 매매에 관한 주장도 포함됐다. 이는 원고 측 주장이다. 확인한 공개 자료만으로 피고의 책임이 확정됐다고 말할 수 없다.

플루어는 2026년 4월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2025년 9월 이후 주식 매각대금은 약 24억 3,000만 달러(약 3조 2,821억원)이다. 투자 회수와 최대주주의 이탈은 확인되는 사실이지만, 매각만으로 기술 실패나 엔지니어링 협력 종료를 입증할 수는 없다. 지분 매각과 사업상 협력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지금 시가총액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나

뉴스케일의 2026년 상반기 자금 흐름을 두 개의 막대로 비교한 그래프. 왼쪽은 보통주 발행으로 조달한 9억 8,448만 달러(약 1조 3,298억원)이고, 오른쪽은 영업활동 현금 유출 3억 7,286만 달러(약 5,036억원)로 그중 2억 5,988만 달러(약 3,510억원)가 ENTRA1 기여금 지급이다.
뉴스케일 2026년 상반기 자금 흐름 (단위: 백만 달러)

조달한 돈이 나간 돈보다 많았던 반년이다. 오른쪽 막대의 진한 부분이 ENTRA1에 낸 몫이다.

10월 2일 종가 7.75달러에 6월 말 경제적 지분 수를 곱하면 약 33억 3,019만 달러(약 4조 4,980억원)가 나온다. 같은 시점 현금과 단기·장기 투자자산 합계는 18억 9,300만 달러(약 2조 5,568억원)다. 차입금은 없고, 재무제표에 잡힌 669만 달러(약 90억원)는 운영리스 부채다.

두 값을 빼면 약 14억 3,719만 달러(약 1조 9,412억원)가 남는다. 주가와 주식 수, 현금의 기준일이 서로 달라서 정확한 기업가치라고 부르기는 어렵고, 시장이 이 회사의 기술과 사업에 매기는 값의 대략적인 크기 정도로 보는 편이 맞다.

여기에 2·3단계 금액을 나란히 놓으면 규모가 눈에 들어온다. 72기에 2025년 단가를 적용하면 28억 510만 달러(약 3조 7,888억원), 2026년 최소 인상률을 반영하면 29억 4,536만 달러(약 3조 9,782억원)다. 어느 쪽이든 시장이 사업에 매긴 값의 두 배에 가깝다. 다만 이건 확정된 채무가 아니라 모듈 72기가 모두 단계를 통과한다고 놓은 계산이다.

현금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도 봤다. 2025년 말 현금과 투자자산은 13억 달러(약 1조 7,600억원)였고, 2026년 상반기에 보통주 발행으로 9억 8,448만 달러(약 1조 3,298억원)를 조달했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에서 3억 7,286만 달러(약 5,036억원)가 빠져나갔는데, 이 가운데 2억 5,988만 달러(약 3,510억원)가 ENTRA1 기여금이었다. 나머지 1억 1,298만 달러(약 1,526억원)에는 운전자본 변동이 섞여 있어서 고정 운영비로 부르기는 어렵다.

조달 자체도 공짜가 아니었다. 경제적 지분 수를 기준으로 보면 반년 만에 27.2% 늘었고, 기존 주주가 들고 있던 비율은 같은 가정에서 21.4% 줄었다. 상반기에 쓰던 10억 달러 규모 발행 프로그램은 6월에 끝났고, 2026년 8월 11일 최대 7억 5,000만 달러(약 1조 130억원)짜리 새 프로그램을 열어 뒀다. 한도일 뿐 실제로 그만큼 조달했다는 뜻은 아니다.

루마니아와 TVA 사업에 남은 조건

루마니아 도이체슈티 사업은 2026년 2월 12일 누클레아르엘렉트리카 주주총회에서 조건부 최종투자결정(Final Investment Decision·FID)을 승인받았다. 사업회사 RoPower는 누클레아르엘렉트리카와 노바파워앤드가스가 절반씩 출자했으며, 기존 석탄화력 부지에 77MWe 모듈 6기를 배치하는 계획이다. 승인 이후에도 자금 조달, 상업 조건과 현지 인허가가 남아 있다.

조건 전체는 비공개 부속서에 있지만, 중요한 내용 일부는 주총 설명자료에 공개돼 있다. 추천 시나리오는 첫 모듈만 우선 구매하고 나머지 5기는 첫 모듈 정상 가동 후 대금을 지급하거나, 6기를 모두 구매하되 첫 모듈이 설계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뉴스케일이 나머지 5기의 비용을 환급하는 두 방안을 제시했다. 뉴스케일이 이 가운데 한 방안을 수용하는 것이 주요 조건이다. 이는 루마니아 측이 요구한 조건이며, 뉴스케일이 이미 그 의무를 확정적으로 수락했다는 뜻은 아니다.

같은 설명자료의 일정은 첫 모듈 상업운전 2033년 7월, 전체 발전소 2034년 12월이다. 2026년 7월 15일에는 일부 FID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공식 발표가 나왔다. 다른 기술과 부지를 비교하는 전략 재검토안은 주주총회에서 부결됐고, 기존 전략에 따라 뉴스케일과 상업 조건 합의를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조건부 승인을 받은 뒤에도 구매 조건과 재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 남는다.

미국 TVA 사업의 출발점은 2026년 9월이 아니라 2025년 9월 2일 발표된 TVA와 ENTRA1의 비구속 협력 합의다. 최대 6GW의 신규 원전 발전을 추진하고 향후 PPA를 통해 TVA에 전력을 판매하는 구상이다. 뉴스케일은 기술 공급 협력사이며, 이 발표를 TVA의 뉴스케일 모듈 확정 발주로 볼 수는 없다.

6GW를 77MWe로 단순히 나누면 약 78기가 되지만, 뉴스케일 경영진이 이 사업을 설명할 때 제시한 잠재 물량은 약 72기였다. 72기의 명목 전기출력 합계는 5.544GW로, ‘최대 6GW’라는 사업 구상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 발표 용량을 확정 모듈 수량으로 바꿔 쓰기보다 회사가 공시한 72기와 최종 설계가 달라질 가능성을 함께 남기는 편이 정확하다.

PPA 체결은 모듈 판매 가능성을 높이는 진전인 동시에 2단계 기여금의 발동 조건이 될 수 있다. 지급 규모는 해당 물량, 적용 연도의 인상률과 청구 제한에 따라 달라진다. PPA가 곧 뉴스케일의 첫 대형 모듈 수주를 뜻하거나, 체결 당일 72기분 기여금이 전액 나간다고 설명하면 계약 구조와 지급 시점이 모두 어긋난다.

SMR 산업 자체는 어디까지 왔나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와 장기 전력 확보 움직임은 원전 투자 관심을 높이는 배경이다. 다만 SMR 개발은 그 이전부터 진행됐고, 기업들이 발표한 제휴마다 구매 의무와 자금 지원 방식도 다르다. 고객 확보, 설계 검토, 부지 인허가와 건설은 여러 절차가 함께 진행되는 과정이다.

회사 방식 주요 계획 진행 상황
테라파워 나트륨냉각 고속로·에너지 저장 메타와 최대 8기 개발 지원 합의 별도 와이오밍 첫 사업의 건설허가가 2026년 3월 발급됐다. 메타 물량 전체가 허가된 것은 아니다.
엑스에너지 고온가스냉각로 Xe-100 아마존·에너지 노스웨스트의 최대 12기 계획, 다우 사업 다우의 Long Mott 4기 사업은 NRC 건설허가 심사 중이며, 2026년 9월 의무 청문회 절차가 진행됐다.
오클로 고속로 메타와 오하이오 1.2GW 개발 지원 합의 아이다호 사업은 2025년 9월 기공식 후 DOE 절차로 진행 중이다. 2026년 6월 예비 문서화 안전분석 승인을 받았으며, NRC 상업운전 허가와는 구분된다.
홀텍 가압경수형 SMR-300 팰리세이즈 부지 2기 계획 2025년 12월 단계별 건설허가 신청의 첫 부분과 제한적 작업허가를 신청했다. 2026년 9월에는 IPO 계획을 연기했다.
GE 버노바 히타치 비등경수형 BWRX-300 TVA 클린치리버, 캐나다 달링턴 클린치리버의 NRC 건설허가는 2026년 9월 29일 발급됐다. 캐나다 달링턴도 건설허가를 받고 원전 건설이 진행 중이다.

설계 승인을 받은 건 아직 뉴스케일뿐이다. 다만 미국의 인허가 경로는 하나가 아니고, 경쟁사들은 고객 확보와 자금 조달, 인허가를 함께 밀어붙였다. 그 결과 테라파워와 GE버노바 히타치는 건설허가를 받아냈고 테라파워는 이미 공사를 시작했다. 테라파워의 345MW는 통상 SMR이라 부르는 범위보다 큰 설계이긴 하다.

눈에 띄는 대목이 하나 있다. TVA는 ENTRA1과 6기가와트 협력 합의를 발표한 당사자이면서, 정작 건설허가를 먼저 받아낸 클린치리버 사업에서는 GE버노바 히타치의 노형을 쓴다.

미국 에너지부는 이 경쟁에 여러 갈래로 돈을 넣고 있다. 2025년 12월 2일 최대 8억 달러(약 1조 800억원) 규모의 비용 분담 지원을 발표했고, 2026년 5월 14일에는 8개 기업에 9,400만 달러(약 1,270억원)를 배정했다. 뉴스케일 한 곳에 가는 돈이 아니라 여러 기업에 나뉘는 지원이다.

상업 가동까지 남은 시간은 회사마다 다르다. 미국에서는 2030년대 초를 목표로 삼은 사업이 많고, 세계로 넓히면 중국의 HTR-PM이 2023년 12월부터 상업 가동에 들어가 있다.

앞으로 볼 지점

뉴스케일은 기술과 인허가에서 가장 앞서 있지만, 그 기술로 번 돈은 아직 거의 없고, 모듈을 팔기도 전에 파트너에게 6,853억원을 먼저 냈다. 앞으로 낼 수 있는 금액은 그보다 훨씬 크고, 그에 비해 상대방이 지는 책임의 한도는 작다.

주가가 1년 만에 고점의 7분의 1이 된 것을 이 계약 하나 때문 만은 아니고, 원전 테마 전반의 조정, 경쟁사들의 건설허가 취득, 희석, 소송이 함께 얽혀 있을 것이다. 다만 계약 조건을 들여다본 결과만 놓고 보면 부담이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그래서 다음 진행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1️⃣ TVA와의 전력구매계약이 구속력 있는 형태로 체결되는지, 그리고 그때 2단계 지급액이 얼마로 확정되는지다. 2️⃣ 루마니아 프로젝트의 비공개 조건들이 충족돼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는지다. 3️⃣ 분기마다 현금과 주식수가 어떻게 변하는지다. 3분기 실적은 11월에 나온다.

보유 중인 투자자와 신규 매수 투자자의 판단 지점은 다르다. 기보유 상태 라면 2단계 지급액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회사 가치의 바닥을 계산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신규 진입 이라면, 지금 주가가 현금을 빼고 사업 가치에 부여하는 값이 1조 9,000억원대이고 그 위에 3조 원대의 조건부 지급 가능성이 얹혀 있다는 사실을 먼저 놓고 봐야 한다. 둘 다 전력구매계약 체결이라는 같은 이벤트를 기다리는데, 그 이벤트가 호재로만 작동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이 종목의 특이한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