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봉·주봉·일봉·분봉을 읽는 순서
차트를 처음 보면 자연스럽게 최근 가격 움직임부터 눈에 들어온다. 며칠 동안 주가가 급락했다면 하락 추세처럼 보이고, 반대로 최근 며칠 강하게 반등했다면 상승세가 시작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같은 종목도 월봉으로 보면 장기 상승 추세 안의 작은 조정일 수 있고, 일봉에서는 뚜렷한 하락 추세일 수 있다. 30분봉에서는 그 하락 과정에서 단기 반등이 진행되고 있을 수도 있다.
차트를 볼 때 먼저 정해야 하는 것은 상승인가 하락인가보다 어느 시간축의 움직임을 보고 있는가이다.
여러 시간축을 함께 확인하는 방법을 흔히 다중 시간 프레임 분석(Multi-Timeframe Analysis)이라고 한다.
같은 주가도 보는 기간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인다
아래는 실제 종목이 아니라 시간축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만든 단순한 가격 흐름이다.
약 240거래일 동안 가격이 100 부근에서 160까지 상승한 뒤 최근 20거래일 동안 약 10% 조정을 받았다고 가정했다.

전체 구간을 보면 가격은 약 39% 상승해 장기적으로는 상승 흐름에 있다. 하지만 차트의 마지막 20거래일만 잘라서 본다면 고점과 저점이 낮아지는 하락 흐름으로 보인다.
둘 중 하나가 틀린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기간의 움직임을 보고 있는 것이다.
장기 투자자는 “큰 상승 추세가 유지되고 있는가”가 중요할 수 있고, 단기 매매자는 “최근 하락이 언제 멈추는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월봉에서는 정상적인 조정인 움직임을 분봉만 보고 심각한 하락으로 받아들이거나, 반대로 장기 하락 추세 속 짧은 반등을 새로운 상승 추세로 오해하기 쉽다.
월봉·주봉·일봉을 보기 전에 캔들부터 이해한다
차트에서 월봉·주봉·일봉이라는 표현은 한 개의 캔들이 얼마의 시간을 나타내는가를 구분한 것이다. 캔들은 일정 기간 동안의 시가·고가·저가·종가를 하나의 모양으로 압축해 보여준다.

양봉은 종가가 시가보다 높은 경우, 음봉은 종가가 시가보다 낮은 경우다. 몸통은 시가와 종가 사이의 가격 변화를 나타내고, 윗꼬리와 아랫꼬리는 해당 기간 중 기록한 고가와 저가까지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월봉·주봉·일봉·분봉 모두 캔들의 구조는 같으며, 한 개의 캔들이 나타내는 시간만 달라진다.
캔들의 세부적인 해석은 다음 글에서 자세히 살펴본다. 여기에서는 차트의 시간 단위가 달라져도 캔들의 기본 구조는 같다는 점만 이해하면 충분하다.
월봉은 큰 방향부터 확인한다
월봉은 한 개의 캔들이 한 달의 가격 움직임을 나타낸다.
몇 년의 흐름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추세와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격대를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예를 들어 주가가 최근 두 달 연속 하락했다고 해도 지난 5년 동안 꾸준히 고점과 저점을 높여왔다면 장기 상승 추세 안에서 조정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최근 한두 달 강하게 상승했더라도 장기간 고점과 저점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면 장기 추세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일 수 있다.
월봉에서 주로 보는 것은 세밀한 매수 가격이 아니다.
장기간 주가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왔는지, 과거의 큰 고점과 저점은 어디였는지, 현재 가격이 장기적인 위치에서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지를 확인한다.
즉 월봉은 숲을 보는 차트에 가깝다.
주봉에서는 중기 추세와 중요한 가격대를 본다
주봉은 한 개의 캔들이 한 주의 움직임을 나타낸다.
월봉보다 세밀하면서 일봉보다 큰 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에 몇 달에서 1~2년 정도의 추세를 확인하기 좋다.
장기 상승하던 종목이 조정을 받고 있다면 주봉에서는 그 조정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이전 상승 과정에서 중요한 지지구간이 어디였는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오랫동안 하락하던 종목이 반등할 때도 주봉을 보면 단순한 몇 주간의 반등인지, 중기적인 가격 구조가 실제로 바뀌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월봉에서 큰 방향을 확인했다면 주봉에서는 현재 그 큰 흐름 안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가를 보는 것이다.
장기 투자자라면 월봉과 주봉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일봉에서 실제 가격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본다
일봉은 한 개의 캔들이 하루의 움직임을 나타낸다.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는 차트이기도 하다. 최근 몇 주에서 몇 달 동안의 가격 움직임과 거래량, 전고점과 전저점, 지지와 저항 등을 비교하기 좋다.
예를 들어 월봉에서는 장기 상승 추세이고 주봉에서는 조정 구간이라고 판단했다면, 일봉에서는 조정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고점과 저점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지, 이전 저점 부근에서 하락이 멈추는지, 거래량이 어떻게 변하는지 등을 좀 더 세밀하게 확인한다.
이때 일봉은 매수 버튼을 눌러야 할 정확한 가격을 알려주는 도구라기보다 현재 가격의 위치와 시장 참여자의 행동을 확인하는 단계로 보는 편이 좋다.
월봉과 주봉을 보지 않고 일봉만 보면 최근 움직임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분봉은 방향을 결정하기보다 실행에 가깝다
분봉은 1분, 5분, 15분, 30분, 60분처럼 일정 시간 동안의 가격 움직임을 하나의 캔들로 나타낸다.
시간 단위가 짧아질수록 훨씬 많은 가격 변화가 보인다. 그만큼 정보가 늘어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단기적인 시장 소음도 함께 많아진다.
장기 투자할 기업을 선택하면서 5분봉의 움직임 때문에 매수와 매도 판단을 계속 바꾼다면 투자기간과 차트의 시간축이 맞지 않는 셈이다.
분봉은 이미 매수 또는 매도 방향을 정한 뒤 조금 더 세밀하게 거래 시점을 조정할 때 활용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예를 들어 일봉에서 중요한 가격대에 접근한 것을 확인한 뒤 60분봉이나 30분봉에서 가격이 안정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분봉에서 반등이 나왔다고 해서 일봉이나 주봉의 하락 추세까지 바뀌었다고 볼 수는 없다.
짧은 시간축은 큰 방향을 결정하기보다 실행을 세밀하게 만드는 도구에 가깝다.
차트는 큰 시간축에서 작은 시간축으로 내려간다
실제로 차트를 볼 때 모든 시간축을 하나씩 분석할 필요는 없다.
장기 투자라면 다음 정도의 순서만으로도 충분하다.
월봉 → 주봉 → 일봉
월봉에서 장기적인 방향과 위치를 확인하고, 주봉에서 중기 흐름과 주요 가격대를 살펴본 뒤, 일봉에서 현재 조정과 반등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본다.
보다 짧은 매매 시점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 그다음에 60분봉이나 30분봉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Top-down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큰 시간축에서 시장의 구조를 먼저 보고 작은 시간축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반대로 5분봉에서 출발해 30분봉, 일봉으로 올라가면 처음 본 단기 움직임에 판단이 끌려갈 가능성이 커진다.
예를 들어 5분봉에서 급등이 나타나면 매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런데 주봉을 뒤늦게 확인해보니 장기 하락 추세의 강한 저항구간 바로 아래일 수도 있다.
큰 시간축을 먼저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자기간과 차트의 시간축을 맞춘다
어떤 봉이 가장 좋은지를 따로 정할 수는 없다. 투자기간에 따라 필요한 시간축이 달라진다.
몇 년 이상 기업을 보유하려는 투자자라면 월봉·주봉·일봉의 중요도가 높다. 몇 주에서 몇 달 정도의 스윙 관점이라면 주봉과 일봉을 중심으로 보고 60분봉 등을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단기 매매에서는 일봉과 분봉의 비중이 커진다.
여기에서 한 가지 기준을 세울 수 있다.
투자 판단은 자신의 투자기간보다 지나치게 짧은 차트에 끌려가지 않는 편이 좋다.
5년을 보유하려던 종목을 30분봉 하락 때문에 매도한다면 처음 투자계획과 실제 행동 사이에 큰 차이가 생긴다. 반대로 며칠간의 단기 매매를 하면서 월봉만 보고 손실 종목을 계속 보유하는 것도 같은 문제다.
차트의 시간축은 투자자의 목적과 맞아야 한다.
차트를 볼 때 처음부터 RSI나 MACD 같은 지표를 많이 올려놓을 필요도 없다. 우선 큰 시간축에서 작은 시간축으로 내려가며 가격이 어디에서 출발해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편이 낫다.
그리고 가격 움직임을 가장 기본적인 단위로 보여주는 것이 캔들이다.
하루 동안 가격이 올랐다는 사실뿐 아니라 어디에서 시작했고, 얼마나 올랐다가 밀렸으며, 어느 가격에서 거래를 마쳤는지가 하나의 캔들에 담긴다.
다음 글 | 캔들은 무엇을 보여줄까?
같은 5% 상승이라도 장중 내내 강하게 오른 종목과 크게 밀렸다가 가까스로 반등한 종목의 가격 흐름은 다르다. 다음 글에서는 캔들의 몸통과 꼬리, 시가·고가·저가·종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보고 거래량과 함께 시장의 힘을 읽는 방법을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