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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채권·현금·금은 왜 함께 가져갈까?

by verywise 2026. 8. 20.

이번 노트는 자산배분 비율까지 가지 않고 주식·채권·현금·금이 왜 한 포트폴리오 안에 함께 존재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까지만 범위를 잡았다. 전편에서 배운 ‘위험의 종류를 나눈다’는 개념을 실제 자산으로 연결하는 편이다.

 

자산마다 포트폴리오에서 맡는 역할

주식이 장기적으로 좋은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굳이 수익률이 낮아 보이는 채권이나 현금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 금처럼 배당이나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은 왜 포트폴리오에 넣는 것일까.

이 질문은 각 자산의 기대수익률만 비교하면 답하기 어렵다. 자산배분에서는 어느 자산이 가장 많이 오르는지만 보지 않는다. 경제 환경이 달라졌을 때 각 자산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함께 본다.

경기가 좋고 기업 이익이 빠르게 늘어나는 시기에는 주식이 강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경기침체와 금리 하락이 겹치면 채권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시장이 크게 흔들릴 때는 현금이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통화가치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이 커질 때는 금이 다른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한 자산이 모든 환경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역할을 가진 자산을 함께 보유한다.

주식은 성장에 투자하는 자산이다

주식을 산다는 것은 기업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이다.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팔아 매출을 늘리고, 이익과 현금흐름이 성장하면 기업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장기 자산증식에서 주식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다.

경제가 성장하고 기업이익이 늘어나는 환경에서는 주식에 우호적인 조건이 만들어진다. 생산성이 높아지고 소비와 투자가 증가하면 기업의 매출과 이익도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대신 주식 가격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미리 반영한다. 기업 실적이 실제로 나빠지기 전에도 경기침체가 예상되면 주가가 먼저 떨어질 수 있고, 금리가 크게 오르면 아직 실적이 좋은 성장주도 밸류에이션 부담 때문에 하락할 수 있다.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과 단기적인 큰 변동성이 함께 존재하는 자산이다.

주식만 가지고 있다면 경제가 성장하는 동안에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문제는 경제와 금융시장이 항상 같은 환경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채권은 주식과 다른 이유로 움직인다

채권은 정부나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일정한 이자를 받는 구조다.

예를 들어 연 4% 이자를 주는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면 기업의 매출이 얼마나 증가하는지보다 발행자가 원금과 이자를 제대로 지급할 수 있는지, 시장금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더 중요하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기존에 높은 금리를 지급하는 채권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은 내려간다.

이 때문에 경기침체가 발생하면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는 환경에서는 국채가 주식의 하락을 일부 완충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물가가 급등하면서 금리가 함께 올라가는 상황이라면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하락할 수도 있다. 성장주는 높은 금리 때문에 밸류에이션이 낮아지고, 채권은 시장금리가 올라 가격이 떨어진다.

따라서 채권을 단순히 ‘주식이 떨어지면 오르는 자산’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채권은 금리와 경기 변화에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는 자산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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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은 수익보다 선택권을 남겨둔다

현금은 상승장에서 가장 답답하게 느껴지는 자산이다.

주식이 계속 오르면 투자하지 않은 현금만큼 수익을 놓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강한 상승장이 오래 이어질수록 현금을 모두 주식에 넣고 싶은 생각이 들기 쉽다.

시장 상황이 바뀌면 현금의 역할도 달라진다.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했을 때 현금이 없다면 싸진 자산을 발견해도 살 수 없다. 생활비나 예상하지 못했던 지출이 생기면 오히려 하락한 주식을 팔아야 할 수도 있다.

현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놀리고 있다는 뜻이 아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현금을 많이 보유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주식시장이 장기간 상승하면 상당한 기회비용이 생기고, 물가가 계속 오르면 현금의 실질 구매력도 낮아진다.

따라서 생활을 위한 비상자금과 투자계좌 안에서 기회를 기다리는 대기자금은 구분하는 편이 좋다. 같은 현금이라도 사용하는 목적은 다르다.

금은 기업도 채권도 아니다

금은 주식이나 채권과 구조부터 다르다.

기업처럼 이익을 만들지 않고 배당도 지급하지 않는다. 채권처럼 정해진 이자를 지급하지도 않는다. 금 1kg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시간이 지나 금이 1.1kg으로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금을 포트폴리오에 넣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화폐 가치에 대한 불안이 커지거나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질 때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경우가 있다. 주식이나 채권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분산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물론 금도 언제나 위기에서 오르는 것은 아니다. 실질금리가 높아지거나 달러가 강해지는 환경에서는 부진할 수 있고, 장기간 가격이 거의 오르지 않는 시기도 있다.

그래서 금을 주식보다 안전한 자산이라고 단순하게 구분하기보다는 주식과 채권에서 발생하는 위험과 조금 다른 위험에 노출된 자산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낫다.

주식·채권·현금·금이 포트폴리오에서 맡는 역할
주식·채권·현금·금이 포트폴리오에서 맡는 역할

 

그림처럼 네 자산은 수익이 발생하는 원리가 다르다. 주식은 기업의 성장과 이익, 채권은 이자와 금리, 현금은 유동성, 금은 통화가치와 시장 불안 같은 변수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다.

이 차이가 자산배분의 출발점이 된다.

서로 다른 자산을 섞는 이유

주식·채권·현금·금을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해서 손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큰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여러 자산이 동시에 흔들릴 수도 있다.

다만 어떤 한 가지 경제 환경이 전체 자산을 좌우하는 정도는 낮출 수 있다.

경제 성장과 기업 이익이 강하다면 주식이 포트폴리오를 이끌 수 있다. 경기둔화와 금리 하락이 나타난다면 채권이 상대적으로 나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시장 가격이 크게 무너졌을 때 현금은 새로운 자산을 살 수 있는 여력을 남긴다. 인플레이션이나 통화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금이 다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어떤 환경이 다음에 올지를 정확하게 맞힐 수 있다면 가장 유리한 자산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경제가 좋아지다가 갑자기 침체로 바뀌기도 하고,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과 반대로 물가가 다시 오르면서 금리가 상승하기도 한다.

자산배분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여러 자산을 보유한다는 것은 모든 자산에서 동시에 높은 수익을 얻겠다는 뜻이 아니다. 어떤 자산이 부진한 시기에 다른 자산이 그 충격을 어느 정도 받아줄 수 있도록 역할을 나누는 것이다.

여기까지 이해하면 다음 질문이 생긴다.

주식·채권·현금·금을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한다면 각각 얼마씩 가지고 있어야 할까.

주식 60%, 채권 40%라는 유명한 비율도 있고, 주식·채권·금·현금을 25%씩 나누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같은 포트폴리오가 모든 사람에게 적합할 수는 없다.

투자기간과 소득, 앞으로 필요한 돈, 감당할 수 있는 손실 수준에 따라 필요한 자산배분은 달라진다.

 


 

다음 글 | 주식 60%, 채권 40%가 정답일까?

같은 1억원을 투자하더라도 20년 뒤 사용할 사람과 2년 뒤 써야 할 사람의 적정 자산배분은 다르다. 다음 글에서는 투자기간과 위험감내도를 이용해 자신의 자산배분 비율을 어떻게 생각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