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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수익률인데 왜 결과는 다를까? 적립식 투자와 수익률 순서의 원리

by verywise 2026. 8. 17.

같은 수익률을 기록해도 적립식 투자의 최종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20년 투자 사례를 통해 수익률 순서, 복리, 현금흐름과 은퇴 후 수익률 순서 위험이 자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본다.


투자에서 가장 먼저 보는 숫자는 수익률이다. 연 7%, 연 10%, 10년 누적수익률 같은 숫자다.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장기 투자에서는 수익률만큼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그 수익률이 언제 발생했는가다.

같은 기간 동안 같은 횟수의 상승과 하락을 경험해도 최종 자산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매달이나 매년 일정한 금액을 계속 투자하는 적립식 투자에서는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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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수익률, 다른 순서

20년 동안 매년 500만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한다. 총 납입 원금은 1억원이다.

비교할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구분첫 10년다음 10년

시나리오 A 매년 -10% 매년 +10%
시나리오 B 매년 +10% 매년 -10%

두 경우 모두 +10%를 10번, -10%를 10번 경험한다. 수익률의 종류와 횟수는 같다. 다른 것은 순서뿐이다.

그런데 최종 결과는 크게 다르다.

매년 초 500만원을 투자하고 그해 수익률이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20년 후 결과는 다음과 같다.

시나리오20년 후 예상 자산

초기 하락 후 상승 1억 6,368만원
초기 상승 후 하락 5,987만원
총 납입 원금 1억원

 

수익률 순서에 따른 20년 적립식 투자 자산 변화 차트

처음 10년 동안 손실을 본 시나리오의 최종 자산이 오히려 더 많다.

처음 보면 이상해 보인다. 하지만 이유는 단순하다.

초반에는 투자된 돈이 적고, 후반에는 투자된 돈이 많기 때문이다.

같은 -10%라도 무게는 다르다

첫해에는 500만원만 시장에 들어가 있다. 시간이 지나면 투자금은 계속 쌓인다. 따라서 같은 -10% 하락이라도 첫해의 -10%와 15년째의 -10%는 의미가 다르다.

500만원의 10%는 50만원이다. 5,000만원의 10%는 500만원이다. 숫자로 표시된 수익률은 같지만 실제 자산에 미치는 충격은 다르다.

적립식 투자에서는 초반에 시장이 하락해도 아직 투자된 돈이 많지 않다. 동시에 새로 들어가는 투자금은 낮아진 가격에서 더 많은 자산을 살 수 있다.

반대로 후반부에는 이미 많은 돈이 시장에 들어가 있다. 이 시기에 큰 하락이 이어지면 같은 손실률이라도 자산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커진다.

그래서 장기 적립식 투자에서는 초기의 약세장보다 후반의 약세장이 더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렇다면 투자 초기에 시장이 떨어지는 것이 좋은가

그렇게 단순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초기 하락이 유리하게 작용하려면 중요한 조건이 있다. 투자한 자산이 이후 회복해야 한다.

장기간 성장하는 시장지수와 개별 기업은 다르다. 시장지수는 부진한 기업이 빠지고 새로운 기업이 편입되면서 구조가 계속 바뀐다. 반면 개별 기업은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고, 오랜 기간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가격이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사는 것은 위험하다.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무엇을 사고 있는가. 그리고 그 자산의 장기적인 가치가 여전히 남아 있는가.

가격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투자 대상의 질이다.

돈을 추가로 넣지 않는다면 결과는 다르다

이번에는 처음에 돈을 한 번 넣고 이후 추가 투자도, 인출도 하지 않는 경우를 보자.

1억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한다.

첫해에 10% 오르고 다음 해에 10% 떨어지면 다음과 같다.

1억원 × 1.10 × 0.90 = 9,900만원

반대로 첫해에 10% 떨어지고 다음 해에 10% 오르면 결과는 같다.

1억원 × 0.90 × 1.10 = 9,900만원

둘 다 9,900만원이다.

추가로 돈을 넣거나 빼지 않는다면 수익률의 순서만 바뀌었다고 해서 최종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곱셈의 순서만 바뀌었기 때문이다.

앞선 적립식 투자 사례에서 결과가 크게 달라진 이유는 상승과 하락의 순서 자체가 아니다.

시장에 들어가는 돈의 규모가 매년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 차이를 이해해야 수익률 순서를 제대로 볼 수 있다.

+10%와 -10%의 평균은 0%지만 자산은 줄어든다

수익률을 볼 때 자주 생기는 착각이 하나 있다.

+10%와 -10%의 산술평균은 0%다. 하지만 실제 자산은 원금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1억원이 10% 오르면 1억 1,000만원이 된다. 여기서 다시 10% 떨어지면 9,900만원이 된다.

결국 100만원이 줄었다.

손실이 커질수록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수익률도 빠르게 높아진다.

손실률원금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

-10% 약 +11.1%
-20% +25%
-30% 약 +42.9%
-50% +100%

50%를 잃으면 다시 50%를 벌어서 원금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다. 남은 자산을 두 배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장기 투자에서는 높은 수익률을 만드는 것만큼 큰 손실을 피하는 일도 중요하다.

복리는 상승장에서만 작동하지 않는다. 손실에서도 똑같이 작동한다.

은퇴 후에는 상황이 뒤집힌다

지금까지는 돈을 계속 넣는 투자자의 이야기였다. 은퇴 이후에는 반대 상황이 벌어진다.

새로운 돈을 넣는 것이 아니라 생활비를 위해 투자자산을 꺼내기 시작한다.

이때 인출 초기에 큰 하락이 발생하면 문제가 커진다. 시장 가격이 떨어졌는데 생활비가 필요하면 자산을 팔아야 한다. 가격이 낮을수록 같은 금액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수량을 매도해야 한다.

이후 시장이 회복해도 이미 팔아버린 자산은 돌아오지 않는다. 회복의 혜택을 받을 자산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이런 위험을 수익률 순서 위험이라고 한다.

적립기의 하락과 인출기의 하락은 같은 하락이 아니다.

적립기에는 낮은 가격에서 더 살 수 있다. 인출기에는 낮은 가격에서 팔아야 할 수도 있다.

같은 시장 하락이라도 투자자의 위치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자산을 모을 때와 사용할 때는 투자법도 달라진다

투자 기간은 크게 두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자산을 모으는 시기다. 소득이 있고 투자금을 계속 추가한다. 이 시기에는 시장 하락이 반드시 나쁜 일만은 아니다. 장기적으로 가치가 유지되는 자산이라면 낮은 가격에서 더 많은 수량을 살 수 있다.

두 번째는 자산을 사용하는 시기다. 은퇴가 가까워지거나 이미 은퇴해 투자금을 생활비로 꺼내기 시작한다. 이때는 추가 투자보다 인출이 중요해진다. 시장 하락을 기다릴 시간도 예전보다 짧아진다.

따라서 자산 규모가 커지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투자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수익률을 높이는 것만 볼 것이 아니라 현금, 채권, 주식 같은 자산의 역할을 나누고 큰 손실을 견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적립식 투자에서 기억할 네 가지

첫째, 평균 수익률만 봐서는 안 된다. 같은 평균 수익률이라도 실제 투자금이 언제 들어가고 빠지는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둘째, 투자 초기의 하락을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장기간 살아남을 자산이라면 낮아진 가격에서 꾸준히 매수하는 기간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 자산이 커질수록 손실 관리의 중요성도 커진다. 같은 20% 하락이라도 1,000만원의 20%와 5억원의 20%는 전혀 다른 사건이다.

넷째, 은퇴가 가까워지면 투자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돈을 모으는 투자와 돈을 꺼내 쓰는 투자는 같은 방식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수익률 하나가 아니다

우리는 투자 성과를 볼 때 수익률부터 확인한다. 당연하다. 하지만 장기 투자에서는 하나를 더 봐야 한다.

그 수익과 손실이 내 자산이 얼마일 때 발생했는가.

돈이 적을 때 발생하는 하락과 돈이 많이 쌓인 뒤 발생하는 하락은 다르다. 돈을 계속 넣고 있을 때의 하락과 돈을 꺼내야 할 때의 하락도 다르다.

그래서 “몇 퍼센트 벌 수 있을까”라는 질문만으로는 부족하다.

내 자산이 가장 많이 시장에 들어가 있을 때 어떤 위험을 감당해야 하는가.

이 질문도 함께 해야 한다.

장기 투자는 결국 오래 살아남는 과정이다.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큰 실수를 피하는 일이 먼저다.

그다음부터 복리가 일을 한다.


※ 이 글의 계산은 투자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단순한 시뮬레이션이다. 세금, 거래비용, 물가상승률, 실제 시장의 변동성 등은 반영하지 않았다. 특정 종목이나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니다.